[아살세] 말없이 건넨 봉투엔…“200만원의 기적 일어나길”

국민일보

[아살세] 말없이 건넨 봉투엔…“200만원의 기적 일어나길”

입력 2022-02-26 00:03
지난 23일 서울 양천구 신월3동 주민센터 민원창구에 익명의 기부자가 편지와 함께 현금 200만 원을 기탁했다. 양천구 제공

지난 23일 서울 양천구의 한 동주민센터에 한 통의 편지와 돈 봉투가 전달됐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린 시절 신월3동에서 살았다고 밝힌 익명의 기부자는 “지독한 가난함 속에서 할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지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 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적었습니다. 편지 끝부분에는 “200만원의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익명의 기부자는 이 편지와 함께 200만원의 기부금을 주민센터 민원창구에 말없이 건넸다고 합니다. 당황한 직원이 따라 나가 “이게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편지에 다 적혀 있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네요.

신월3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때문에 사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데 이름도 밝히지 않으시고, 선행해 주시니 정말 감사하다”며 “이런 분들의 소중한 마음 하나하나 잊지 않고, 저희도 어려운 분들을 더 잘 지원할 수 있도록 열심히 발로 뛰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달된 기부금에 대해서는 “다음 달 회의를 거쳐 지역 내에서 어떻게 쓸지 결정할 예정”이라며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길 것”이라고 했습니다.

모두가 힘든 코로나 시기, 자신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기부를 떠올린 그분의 마음은 참 넓고 선할 것 같습니다. 그가 바란 대로 ‘200만원의 기적’이 일어나길, 그의 따뜻함이 구석구석 어려운 이들에게 잘 전해지길 기원합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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