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탱미스’ 연출한 ‘INVU’ 손승희 MV 감독, “여심 저격 꾀했다”

‘아르탱미스’ 연출한 ‘INVU’ 손승희 MV 감독, “여심 저격 꾀했다”

입력 2022-02-28 16:46 수정 2022-02-28 17:40
손승희 촬영감독. 이한결 기자

가수 태연이 그리스 신화의 여신 아르테미스로 돌아왔다. 지난 14일 공개된 정규 3집 타이틀곡 ‘INVU’의 뮤직비디오에서 태연은 오리온을 향한 애절한 사랑을 보여준다. 회색 머리에 강렬한 아트 메이크업을 한 태연의 모습은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태연의 애칭인 ‘탱’을 넣어 ‘아르탱미스’라는 말까지 생겼다.

여신으로 분한 태연의 모습은 손승희 감독(예명 Samson)의 손끝에서 만들어졌다. 지난 17일 손 감독이 소속된 프로덕션 ‘하이퀄리티피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빈 음료수병 등이 놓인 책상 위에는 잦은 밤샘작업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신곡 'INVU'로 돌아온 태연.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INVU’ MV에 대해 “태연의 기존 이미지에 강인함과 시크함을 더하고 싶어서 강하면서도 청초한 느낌의 아르테미스를 콘셉트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INVU’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한 곡이다. 설령 사랑으로 상처를 받더라도 최선을 다해 사랑하겠다는 의지가 가사에 담겨있다.

손 감독은 “평생 사랑을 믿지 않던 아르테미스가 오리온을 사랑하고, 죽은 그를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어주는 장면이 나온다”며 “이는 ‘날 버리고 날 잃을수록 넌 반짝이는 아이러니’라는 가사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2절에서 태연은 사막에 서서 쏟아지는 화살을 덤덤히 맞는다. 화살은 사랑에 빠진 여신에게 닥친 시련을 의미한다. 비록 사랑 때문에 고통스럽지만 도망치지 않고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아르테미스의 애절한 사랑을 부각했다.

손 감독은 2020년 말부터 아이돌 MV 촬영·제작을 하기 시작했다. 크래비티, 몬스타엑스, 갓세븐의 뱀뱀, 샤이니의 키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작업했다. 그에게 MV는 ‘눈으로 보는 음악’을 만드는 작업이다. 음악을 듣고 연상되는 이미지를 임팩트있게 표현하기 위해서 헤어, 메이크업, 패션 등 스타일링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손 감독은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K팝 여성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만들고 싶었다”며 “남심보다 여심 저격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의 영상은 뚜렷한 색채감, 하나의 미술작품을 보는 듯한 구도와 연출이 특징적이다. 고등학생 때까지 미술을 공부한 그는 영상에 미술적 요소를 가미한다고 했다. 대학에서는 영상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 바로 감독의 길을 걷진 못했다. 그때는 여성 촬영감독이 많지 않았다. 1년 반 동안 광고 회사에서 일하다가 용기를 내 업계에 발을 디뎠다. 손 감독은 “2017~2018년쯤에 회사를 그만두고 주변에 음악 하는 친구들의 영상을 찍어주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제 서른을 맞이한 손 감독은 앞으로도 더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많은 장르 가운데 K팝 MV의 매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손 감독은 “드라마나 영화보다 상상력에 있어서 제한이 없다”고 했다. 그는 “K팝 MV가 세계적으로 하나의 장르가 되길 바란다”며 “K팝 콘텐츠 제작자로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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