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급 외모”…이은해 떠올리게 하는 ‘엄여인 사건’?

“탤런트급 외모”…이은해 떠올리게 하는 ‘엄여인 사건’?

5년간 보험금을 노리고 10명 상대로 범행
“보험금 위해 남편 살해 등의 행적…이은해와 유사”

입력 2022-04-16 12:06
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 방송화면 캡처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가족들을 살해했던 ‘엄여인 보험 살인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15일 채널A 방송프로그램 ‘블랙: 악마를 보았다(이하 블랙)’에서는 약 5년간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주변인들을 희생시킨 엄인숙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다.

엄인숙은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두 명의 남편을 죽였다. 첫 번째 남편에게는 우울증약을 먹여 정신을 잃은 틈을 타 얼굴 화상, 복부 자상 등의 상해를 입혔다. 2년간 이어진 범행으로 시름시름 앓던 남편은 결국 사지 봉와직염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엄씨는 보험금 3억원 가량을 수령했다. 재혼한 두 번째 남편에게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엄씨의 범행은 친정 식구들에게로 이어졌다. 그는 어머니와 친오빠를 실명시켰으며, 어머니의 집에 불을 질러 가족 모두에게 화상 등 후유증을 앓게 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정말 많은 범죄자를 접했지만, 자신의 가족들에게 이렇게 중상해를 입히고 보험금을 받은 경우는 아직까지 전무후무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과거 자신의 집에서 일했던 가사도우미까지 표적으로 삼았다. 잠시 신세를 질 것을 부탁한 엄씨에게 가사도우미는 호의를 베풀었다. 하지만 엄씨는 집에 방화를 저지르고 가사도우미의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채널A '블랙: 악마를 보았다' 방송화면 캡처

엄씨는 범행 은폐를 위해 가사도우미와 그의 딸이 입원한 병원에 또 한 번 불을 질러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로 진행됐다. 이에 엄씨의 남동생이 경찰서에 찾아와 “누나 주변에 있으면 모두가 죽거나 다친다”라는 진술을 했고, 경찰의 본격적인 수사 끝에 범행이 밝혀졌다.

보험설계사였던 엄씨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총 10명을 대상으로 연쇄살인, 존속, 중상해, 방화치사 등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다. 이 중 3명은 사망했다. 엄씨는 사이코패스 여부 진단 결과 40점 만점이 나올 정도로 완벽한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2006년 엄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계곡 살인' 사건 용의자 이은해(오른쪽)씨와 사망한 남편 윤모씨. JTBC 방송화면 캡처

당시 엄씨의 신상정보는 비공개돼 그의 얼굴과 이름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사건을 담당한 형사는 “다소곳하고 부잣집 딸처럼 고급스러워 보이는 미인형이었다. 탤런트라고 볼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권 프로파일러 역시 “잔혹한 행위에 비해 신뢰감을 주는 타입의 얼굴이었다. 친절한 말투와 자신이 가진 ‘후광’을 무기로 이용한 범죄자였다”고 기억했다.

‘계곡 살인’의 용의자 이씨의 경우도 그의 외모가 공개되자 ‘팬톡방’이 생겨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엄씨가 용모로 주변의 의심을 사지 않았고, 보험금을 타기 위해 남편을 죽였다는 점에서 두 사건이 유사하다고 보기도 한다. 방송 MC 장진은 “엄인숙을 보고 ‘가평 계곡 살인’의 용의자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가 떠올랐다”며 “보험금을 노리고 가까운 사람의 생명을 유린하는 범죄가 끊이지 않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백성문 변호사 역시 YTN 라디오를 통해 “이씨 사건을 보면 과거 엄여인 사건이 많이 떠오른다”며 해당 사건을 언급한 바 있다. 백 변호사는 “엄씨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편과 가족들을 살해하거나 상해를 가했던 행동들이 이씨의 여러 사건과 유사하다고 해서 ‘제2의 엄여인 사건’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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