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삶 대신 전도 위한 인생 걸으라” 백수 앞둔 주선애 교수의 조언

국민일보

“나를 위한 삶 대신 전도 위한 인생 걸으라” 백수 앞둔 주선애 교수의 조언

입력 2022-04-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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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애 장로회신학대(장신대) 명예교수가 19일 서울 광진구 장신대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 여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신석현

“앉아서 해도 될까요?”

98세의 주선애 장로회신학대(장신대) 명예교수는 자신을 만나기 위해 온 50여 명의 후학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에야 자리에 앉았다.

장신대 도서관과 역사박물관 주관으로 19일 장신대에서 열린 ‘제7회 역사와의 대화’ 강사로 초청받은 주 명예교수는 90분 동안 자신의 삶과 신앙, 학업을 소개했다. 백수(白壽)를 앞둔 고령이지만 서서 강연을 시작했을 정도로 건강한 주 명예교수는 젊은 신학생들에게 “쉬지 말고 기도하고 공부하며 예수 그리스도에게 붙들려 살라”고 조언했다.

우리나라 기독교교육학을 개척한 주 명예교수는 서울여대와 숭실대 교수를 거쳐 장신대에서 일생 후학을 길렀다. 대한YWCA전국연합회 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며 여성 운동에도 기여했다. 은퇴 후에는 탈북 청년들을 돌보며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는 사역에 힘썼으며 1997년 망명한 황장엽씨와도 오랜 친분을 나눴다. 장신대의 전신인 평양신학교와 남산신학교를 모두 다닌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학업과 기도에 대한 그의 소신은 확고했다.

주 명예교수는 “평양에서 할머니 따라 새벽마다 모란봉에 올라 기도하면서 기도 습관을 들였고 박창환 전 장신대 학장께 ‘죽도록 공부하라’는 말을 들으며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면서 “다만 둘 다 죽도록 하려니 몹시 어려웠지만 걸으면서 기도하는 버릇을 들이면서 언제나 기도하고 쉬지 않고 공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자나 목사나 ‘행함과 가르침’이 나뉘어서는 안 되고 늘 나의 행동으로 상대를 가르치기 위해 애써야 한다”면서 “내게 새 삶이 주어진다면 삶을 통한 기독교교육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 명예교수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위한 노하우도 소개했다.

그는 “주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데 이런 주님과 일생 동행하려면 예수님이 내 안에, 내가 예수님 안에 있어야 한다”면서 “공부를 하면서도, 기도할 때도 과연 나는 예수라는 나무에 잘 붙어 있는 가지인지 돌아보고 살피라”고 당부했다.

이어 “모든 걸 주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해야 하는데 물건을 살 때도, 옷을 입을 때도 나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먼저 생각하라”며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전도를 위한 인생을 걸으라”고 밝혔다.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났다고 한 주 명예교수는 “지난 삶은 그저 예수님과 친구처럼 살았던 시간으로 여러분도 짧은 생을 주님과 교제하며 살아야 한다”면서 “요즘도 내가 과연 100년 가까이 살았는지 믿기지 않을 때가 많다”고 했다.

끝으로 주 명예교수는 망원동의 성자로 불렸던 이상양(1942~1977) 전도사와 같은 삶을 살라고 조언했다.

주 명예교수의 제자였던 이 전도사는 70년대 서울의 분뇨처리장이던 망원동에 살며 공동화장실을 짓고 주민들과 함께 530세대의 집도 지었다. 오물에 발을 담그고 동전을 찾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보육사업을 펼쳤다. 보육원은 자연스럽게 야학으로 이어지며 학업을 포기한 청년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줬다. 망원제일교회(홍성인 목사)의 전신인 애린교회도 설립했던 인물이지만 폐결핵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주 명예교수는 “자신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던진 이 전도사와 같은 삶을 살아보라”면서 “금방 지나는 세월을 보람있게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도사도 망원동의 참상을 직접 본 뒤 삶을 바쳤듯, 여러분도 ‘주님 내게 보여달라’고 기도하면서 사역의 자리를 찾으라”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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