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중간요금제 도입” 빗발치는 요구에 눈치보는 이통사

국민일보

“5G 중간요금제 도입” 빗발치는 요구에 눈치보는 이통사

입력 2022-05-02 06:22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대리점 모습. 뉴시스

5G 요금제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시민단체뿐 아니라 대통령인수위원회에서도 제기되면서 중간 요금제 도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는 ‘눈치 게임’에 들어간 모습이다. 소비자들이 쓸만한 요금제가 없다는 불만을 터뜨리는 걸 인지하지만, ‘수익성 악화’에 발목 잡힐까 ‘요금제 개편’을 고민하고 있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인수위에서 ‘5G 중간 요금제 도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요금제 개편을 둘러싼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직 요금제 개편 추진을 검토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5G 중간 요금제 도입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인수위는 지난달 28일 ‘차세대 네트워크 발전 전략’ 수립 계획을 발표하며 요금제 다양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수위는 올해 안에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이용량을 고려해 5G 요금제를 다양화하고,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의 선택권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동안 시민단체들도 중간 요금제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의 93개 5G 요금제를 분석한 결과, ‘데이터 제공량 20GB 미만’과 ‘무제한 요금제를 포함한 100GB’로 양극화돼 있었다. 100GB 이상 요금제는 39개, 10GB 이하 요금제는 54개였다. 20GBB~100GB 구간에 있는 중간 요금제는 없다.

5G를 이용하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도 조사에서도 5G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평균 60.9GB이지만, 소비자의 실제 사용량은 평균 31.1GB에 그쳤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의 실제 사용량에 맞는 중저가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도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저가 요금제일수록 GB당 요금이 더 높아 사실상 소비자에게 고가요금제를 선택하도록 강요해왔다”고 꼬집었다.


이동통신 3사는 긴장하고 있다. 다만 중간 요금제를 도입했을 때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신중 모드’다. 이동통신사들은 2년 전부터 5G 전국망 구축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간 요금제 도입은 향후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수익성 타격이 예상돼 요금제 개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불만이 있다는 데 공감하나, 경영 상의 이유로 곧바로 중간 요금제를 도입하기 어렵다”면서 “요금제 개편은 수익성과 연결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향후 인프라 투자에 소극적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간 요금제 도입이 중장기적으로는 가입자를 꾸준히 증가시킨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이승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5G 일반 가입자 비중은 54.3%로 무제한 가입자를 넘어섰고, 5G 일반 가입자 순증은 무제한 가입자의 3배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중간 요금제 도입 시 일부 무제한 가입자 이탈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일시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반 가입자의 요금제 선택 폭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5G 전환 가속화와 일반 요금제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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