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빙 트렌드…해외 유학파 박사→국내 ‘풀뿌리’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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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빙 트렌드…해외 유학파 박사→국내 ‘풀뿌리’ 목회자

장충·이삭·주는·서문·다일·서교동 교회

입력 2022-05-10 18:06 수정 2022-05-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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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목회자 청빙 트렌드가 해외 유학파에서 풀뿌리 사역자 위주로 바뀌고 있다. 면밀한 검증 없이 ‘고스펙’을 담임으로 세웠다가 갈등을 겪는 교회가 속출하고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전도와 선교 여건이 악화되면서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목회자를 선호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장충교회(남창우 목사)는 부산 수영로교회 장재찬 부목사를 후임자로 결정하고 청빙 절차를 진행 중이다.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한 장 목사는 그동안 현장 사역 경험을 쌓아왔다. 남창우 목사는 1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나를 제외한 청빙위원회가 지난해 8월부터 청빙을 진행했다”며 “사역, 추천, 설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충교회 청빙위원회는 청빙을 위해 성공적으로 청빙을 완료한 교회 청빙위원회 관계자를 초청해 세미나를 열었다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청빙 기준을 세우고 특정 인맥이 작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블라인드로 평가한 뒤 최종 3명에 대해 평판 조회를 했다.

남창우 장충교회 목사. 장충교회 제공

장충교회는 청빙 지원자에게 성경 본문(빌 2:5~11)을 주고 설교문을 작성해 제출하도록 했고 사역 경험과 추천 내용을 중심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충교회 한 장로는 “우리는 학력을 중요하게 보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 중심가에 있는 장충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의 대표적 중견 교회다.

이처럼 학력보다는 사역과 인격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서울 금천구 주는교회는 2020년 대전 새로남교회 부교역자였던 김준범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했다. 김 목사는 “오정호 새로남교회 목사를 멘토로 7년 동안 여러 사역을 경험했다”며 “원로목사께서 그 점을 높이 산 걸로 안다. 소위 스펙보다 스토리가 중요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새로남교회는 오 목사 부임 후 제자훈련과 선교사역을 통해 부흥된 교회로 잘 알려져 있다.

부산 이삭교회는 우여곡절 끝에 국내파인 삼일교회 남수호 부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했다. 이삭교회는 정진섭 원로목사가 조기은퇴를 결정하자 2018년 공모로 후임자를 뽑는 절차를 진행했다. 스펙이 우수한 목사를 뽑았지만 교단 노회 자격 시비로 낙마했다.

부산 이삭교회 2021년 주일학교 졸업예배. 이삭교회 제공

이듬해 다시 공모 절차를 거쳐 목회자를 뽑았는데 이번엔 공동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삭교회는 2차례 공모 실패 후 후임자 추천을 받기로 했다. 교회를 대표하는 성도 21명으로 청빙위원회를 구성하고 5개팀으로 나눠 추천을 받았고 이 위원회가 직접 면접을 진행했다. 교회 관계자는 “성도들이 남 목사의 겸손하고 진실한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고 했다.

서울 은평구 서문교회는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주님의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던 문희삼 목사를 후임으로 세웠다. 밥퍼 사역으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가 세운 경기도 남양주 다일교회도 주님의교회에서 교구를 담당했던 정창화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했다. 서교동교회는 지난해 서울 성동구 무학교회에서 부목사로 5년 동안 사역했던 권철 목사를 우영수 목사 후임으로 결정했다.

우영수 목사(오른쪽)와 권철 목사가 표지로 나온 서교동교회 잡지 표지. 서교동교회 제공

한국교회는 그동안 해외 유명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목회자를 선호했다. 목회자의 설교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목회자가 갖는 한계가 노출됐다. 대표적 교단 한 교역자는 “해외 유학파를 세웠다가 교회 현실을 잘 모른 채 성도들을 가르치려 하거나 권위적인 목회 모델에 젖어 갈등을 겪는 경우가 노회마다 제법 있다”고 했다.

한국교회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현장 경험 많은 목회자를 선호하는 경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중견교회 한 목회자는 “한국교회가 위축되면서 적극적으로 목회할 이들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교회가 어느 정도 규모 있는 교회에서 사역을 전반적으로 배운 뒤 창의적으로 전도와 선교를 할 목회자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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