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영원한 사부” 문소리 “하늘서 영화해요”…故강수연 영결식

국민일보

설경구 “영원한 사부” 문소리 “하늘서 영화해요”…故강수연 영결식

배우 강수연 영결식 엄수
설경구 “우리들의 진정한 스타…영원히 잊지 않겠다”
문소리 “이 다음에 만나면 같이 영화해요”

입력 2022-05-11 11:15
배우 설경구(왼쪽 사진)와 문소리가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 강수연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읽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유튜브 영상 캡처

고 강수연의 영결식에 참석한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가 추도사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식장에는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이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플래카드가 영정사진 위에 걸렸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영결식을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했다.

설경구는 “한 달 전 촬영이 끝나면 보자고, 할 얘기가 많다고 했는데 봐야 하는 날인데 선배님의 추도사를 하고 있다. 너무 비현실적이다.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잔인하다”며 추도사를 읽어내려갔다.

그는 1998년 강수연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경험이 없던 저를 하나에서 열까지 가르치며 이끌어주셨다. 모두를 챙겨주셨던 선배님이다. 직접 알려주고 가르쳐 주셨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저는 선배님의 조수였던 것이 너무 행복했다.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인 저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셨다. 선배님은 제 영원한 사수였다. 배우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서 우리들의 진정한 스타였다. 새까만 후배부터 한참 위의 선배까지 아우를 수 있는,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거인 같은 분이셨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소탈했고 친근했고 섬세했고 영화인으로 자긍심이 충만했다. 어디서나 당당했다. 너무 당당해서 너무 외로우셨던 선배님. 아직 할 일이 많고 할 수 있는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너무 안타깝다”며 “나의 친구, 나의 누이, 나의 사부님. 보여준 사랑과 염려, 배려와 헌신, 영원히 잊지 않겠다. 사부와 함께여서 행복하고 사랑했다. 더 보고 싶다. 당신의 영원한 조수 설경구”라며 고개를 떨궜다.

추도사를 읽으며 흐느끼는 배우 문소리

생전 아낀 후배인 것으로 알려진 문소리는 “친구 집에 있을 때 언니가 영원히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듣고 허망한 마음으로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친구가 ‘청춘스케치’ LP를 들고 나왔다. 우린 한참 그 LP를 들었다”고 전하며 고인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당시를 회상했다.

문소리는 “라일락 꽃향기가 나는 길에서 하늘을 보며 언니가 가는 길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영화의 세계라는 게 땅에만 있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늘에서 많은 분들과 영화 한 편 하시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문소리는 “언니 잘 가요,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을게요”라며 “언니 얼굴, 목소리도 잊지 않을 것”이라며 흐느꼈다. 끝으로 문소리는 “여기서는 말 못 했지만 이다음에 만나면 같이 영화해요”라고 말하며 고인을 그리워했다.

임권택 감독이 11일 엄수된 고 강수연 영결식에서 고인의 영정사진을 향해 인사한 뒤 자리로 들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유튜브 영상 캡처

이날 영결식은 배우 유지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임권택 감독,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 연상호 감독이 추도사를 맡았다. 유지태는 “아직 전혀 실감이 안 난다. 이 모든 것이 영화 속 한 장면이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강수연은 1980~90년대 국내 영화계의 스타였다. 영화 ‘씨받이’로 1987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1989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아제아제바라아제’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우리나라 최초의 ‘월드스타’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시절의 배우 강수연. 뉴시스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에 처한 2015~2017년에는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냈다. 올해 강수연은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9년 만에 관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복귀작은 유작이 되고 말았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다가 7일 5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의 생전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장례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졌으며,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맡았다. 그의 유해는 이날 화장 후 용인추모공원에 안치된다.

추도식 영상에는 “수연님, 그리울 겁니다” “떠난 후에야 당신이 큰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겨놓으신 작품들 보며 추억하겠습니다” 같은 추모의 글이 달렸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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