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는데,진짜네”… ‘식용유 대란’에 서민 한숨만

국민일보

“설마 했는데,진짜네”… ‘식용유 대란’에 서민 한숨만

일부 유통업계 1인당 1병 또는 2병 제한
자영업자 “가격 인상 해야 되나…” 고민
소비자들 사이에선 사재기 조짐도

입력 2022-05-12 22:00
지난달 25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매대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해바라기유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침공당하고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 금지 조치를 내린 여파로 국내에서 ‘식용유 대란’이 현실이 됐다. 일부 유통업계가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1개 또는 2개로 제한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는 전 지점에 일부 식용유에 한해 ‘1인당 1일 1개’로 구매 개수를 제한하고 있다. 국내 창고형 할인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전국 20개 매장의 식용유 매대에 “1인당 2개 구매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써 붙이고 구매를 제한했다.

구매 제한 품목은 해표 식용류 1.9L 2개들이 제품을 비롯해 카놀라유 900mL 4개들이 제품, 포도씨유 900mL 4개들이 제품, 오뚜기 콩기름 1.8L, 백설 콩기름 1.8L 등 대용량 제품 4종이다.

일부 식용유 유통업체들도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고육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비자와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설마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온 건가”라며 식용유 대란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식용유 대란'에 대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식용유 값이 크게 올라 부담이 늘었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분식집을 운영 중인 A씨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식재료값이 오르더니 작년에 2만2000원이던 식용유 값이 5만5000원”이라며 식용유 값 인상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A씨 외에도 “어제 식용유 10통 주문했다가 주문 거절당했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 “식용유 거래처로부터 5000원 인상을 통보받았는데 엄청 부담된다” “식용유를 포함해 물가가 너무 올라서 봉사활동 하는 것 같다” “식용유 값 오른 것도 문제지만 이제 못 구할까 봐 걱정된다” 등 자영업자들의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많은 자영업자 사이에선 식용유 등 자재값 인상에 따른 ‘가격 인상’도 거론됐다. 다만 이마저도 “지난 1월 가격 인상했는데 4개월 만에 올리긴 쉽지 않다”며 고민의 골만 깊어졌다는 이들이 적잖다. 식용유 대란 등 ‘밥상물가’ 인상으로 서민들만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새다.

자영업자들은 물론 개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식용유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선 “며칠 전에 식용유를 사놨는데 불안해서 오늘 몇 개 더 샀다.” “지금 아니면 못 사니까 얼른 사둬야 한다” 등 반응이 잇따랐다. 자영업자들도 “사장님들 미리미리 식용유 재고 확보하셔야 한다”라며 서로 조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식용유 가격은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문제로 2020년부터 오르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해바라기유 수출국인데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해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달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자국 내 식용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식용 팜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식용유 대란은 전세계로 퍼져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영국 스페인 그리스 터키 등 세계 각국도 식용유 구매 제한 조치를 내놓았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국내 식용유 소비자 가격 역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오뚜기 콩기름(900ml)는 지난해 같은 기간(3674원)에 비해 33.8% 올라 4916원을 기록했고, 해표 식용유(900ml)도 4071원에서 4477원으로 소폭 올랐다.

김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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