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폰 고장났어” 자녀의 간절한 문자, 속지 마세요

국민일보

“엄마, 폰 고장났어” 자녀의 간절한 문자, 속지 마세요

가족 및 지인 사칭 메신저피싱, 최근 급증
금융정보, 금전 요구한다면 일단 의심해야

입력 2022-05-13 15:01
국민일보 DB

“엄마 나 폰 박살났어ㅠㅠ. 빨리 폰 보험신청 해야하는뎅 엄마 명의로 대신하게 도와줘ㅠ”

지난해 12월 주부 A(62)씨는 딸의 간절한 부탁을 의심하지 않았다. 딸의 말대로 신분증을 찍어 보냈고,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딸이 보내준 링크에도 접속했다. 링크를 누를 때만 해도 A씨는 몰랐다. 그것이 메신저 피싱임을.

사실 A씨가 받은 문자는 딸이 전송한 것이 아니었다. 사기범 B씨는 A씨에게 딸이라 속이고, 보내준 링크를 통해 A씨 핸드폰에 원격조정 앱을 설치했다. B씨는 원격조정 앱을 통해 피해자 휴대폰에 설치된 금융 앱에 접속해 총 2억6700만원의 자금을 뺏었다.
메신저피싱 1년 새 2.6배 폭증
사기범이 가족을 사칭하며 메신저피싱을 시도하고자 보낸 메시지. 독자 제공

A씨 사례처럼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문자메시지나 SNS 메신저 등을 통해 금융정보와 자금을 몰래 빼가는 ‘메신저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개 사기범들은 휴대폰 고장, 신용카드 도난 및 분실, 사고 합의금 명목 등을 근거로 개인 정보나 금전이 필요하다고 접근한다.

또 과거 경찰, 검찰, 은행 등 공공기관을 사칭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가족을 내세우다 보니 속는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사기범이 자녀라고 속이며 부모의 이성적 판단을 방해하는 식의 수법이 늘면서 생기는 고령층의 피해가 막대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메신저 피해액은 373억이었으나, 지난해 165.7%가 늘어 총 피해액이 991억원으로 폭증했다.

1년 사이 메신저피싱이 급증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이에 관계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가입자에게 안내 메시지와 요금고지서를 통해 피해 예방 정보를 알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원격조종 앱에 의한 메신저피싱 사기 피해 사례가 많은 점을 고려해 금융회사가 원격조정 앱 구동을 차단하는 금융 앱 기술을 도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경찰청은 전국 시도청에 설치된 사이버경제범죄수사팀을 중심으로 메신저피싱 등 사이버금융범죄 집중 단속하고, 범죄수익 동결 ‧ 환수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메신저피싱 예방, 가족과 지인이더라도 의심해야
메신저피싱을 받았다면 파인에 접속해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메신저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가까운 가족, 지인에게 온 문자라 해도 일단 의심해야 한다.

개인정보나 돈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온다면, 반드시 당사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같이 있을 만한 지인에게 전화해야 한다.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금융거래정보 요구에는 일절 응대하지 않아야 한다.

메시지로 도착한 인터넷 링크는 악성코드나 불법 프로그램 설치의 위험성이 있기에, 절대 접속해서는 안 된다. 현금지급기로 유인하는 경우, 100% 메신저피싱이니 경찰에 곧장 신고해야 한다.

만약 메신저피싱 피해를 당했다면 경찰청 112콜센터 또는 금융회사 콜센터를 통해 신속히 사기 계좌에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SNS 등으로 개인정보나 금품 등을 요구받으면, 피해 예방을 위해 상대가 누구든지 확인하고 또 확인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찬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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