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피격 기자 장례식, 이스라엘군 폭력 진압 논란

국민일보

알자지라 피격 기자 장례식, 이스라엘군 폭력 진압 논란

장례식에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명 운집
이스라엘군, 진압봉 휘두르고 섬광탄 터뜨려

입력 2022-05-14 11:15
중동 방송매체 알자지라 본사에 걸려있는 아부 아클레 기자의 사진.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현장을 취재하다 총격에 피살된 알자지라 기자의 장례식에서 이스라엘군이 폭력 진압을 해 국제적인 비판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 통신은 이날 예루살렘에서 진행된 시린 아부 아클레(51) 기자의 장례식에서 이스라엘 경찰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아부 아클레는 지난 11일 새벽 요르단강 서안 제닌에서 이스라엘군이 테러범을 색출하겠다며 벌인 작전 현장을 취재하다 총격을 받고 숨졌다.

아부 아클레의 장례식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모였다. AP 통신은 2001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고위지도자인 파이살 후세이니 장례식 이후 팔레스타인 장례식으로는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모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장례식 현장을 진압하며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신이 담긴 관이 병원을 나서자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국기를 흔들며 “팔레스타인”을 외쳤다. 이에 이스라엘 경찰이 진압봉을 휘두르며 현장에 진입해 팔레스타인 국기를 찢고, 섬광탄을 터뜨리며 해산을 시도했다. 또한 이스라엘 경찰은 아부 아클레의 관을 실은 영구차를 호위하면서도 영구차에 붙어있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뜯어내기도 했다.

폭력 진압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이스라엘 경찰은 성명을 내 “군중이 영구차 운전자를 위협해 관을 넘겨받은 뒤 계획되지 않은 행진을 하려 했다. 유가족의 뜻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장례식이 진행되도록 개입했을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주민들이 ‘국수주의적 선동’을 하며, 이를 중단하라는 지시에 따르지 않고 돌멩이 등을 던졌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의 행태가 외신을 통해 보도되자 국제 사회에선 비판이 잇따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경찰의 행동을 규탄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세한 상황을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조사가 이뤄져야 할 일이란 건 안다”고 대답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보안군과 성요셉병원에 모인 팔레스타인인들 간의 대립, 그리고 일부 경찰이 현장에서 보인 행동에 깊이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를 밝혔다.

한편 아부 아클레가 누구에게 총격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현장 목격자는 고인이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고인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쏜 총탄에 맞았을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측에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이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공동조사 제안을 거부하고, 이 사안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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