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가 뭐 줬냐” 손흥민 득점왕에 진심이었던 토트넘

국민일보

“살라가 뭐 줬냐” 손흥민 득점왕에 진심이었던 토트넘

토트넘 수비수 다이어, 노리치 GK 크룰에 시비
클루세브스키, 득점 대신 손흥민 기다리다 헛발질

입력 2022-05-25 16:57
토트넘 홋스퍼 수비수 에릭 다이어(오른쪽)와 공격수 스티븐 베르바인(왼쪽)이 지난 23일 영국 노리치 캐로로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동료 공격수 손흥민이 득점하자 함께 환호하며 뒤따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은 공격수 손흥민(30)의 득점왕을 한마음으로 염원했다.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손흥민에게 밀어줬고, 상대 골키퍼를 쏘아붙이며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손흥민을 리그 득점왕으로 올려세우기 위한 동료들의 크고 작은 지원에서 진심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25일(한국시간) 토트넘 구단 채널 스퍼스TV에 공개됐다.

주인공은 토트넘 수비수 에릭 다이어. 턱수염을 기르고 머리카락을 짧은 길이로 다듬은 다이어의 인상은 다소 험악하다. 이런 다이어가 지난 23일 영국 노리치 캐로로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 원정경기 도중 노리치시티 골키퍼 팀 크룰에게 다가가 시비를 걸었다. 물리적 충돌 없이 말로만 압박했다.

다이어는 자신의 발언 내용을 심판이나 관중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듯 손으로 이마를 가리며 크룰에게 “(모하메드) 살라가 준 게 있느냐”고 물었다. 대꾸하지 않는 크룰에게 들으라는 듯 “살라가 해준 게 있느냐”고 다시 외쳤다. 크룰을 심리적으로 압박해 손흥민의 득점을 유도하려는 다이어의 진심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노리치시티 골문 바로 뒤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다이어의 말도 녹음됐다.

이 장면은 4-0으로 앞선 후반전에 촬영됐다. 영상만 보면 정확한 시점을 파악할 수 없지만 손훙민이 리그 22골을 기록한 후반 25분과 23골을 터뜨린 후반 30분 사이의 상황으로 보인다.

같은 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선 후반 13분 교체 출전한 살라가 득점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었다. 이때까지 손흥민과 살라는 리그 득점 순위에서 나란히 22골로 공동 1위를 달렸다. 크룰은 공교롭게 다이어에게 “살라에게 받은 게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손흥민에게 리그 23호 골을 허용했다. 동시간대에 경기를 진행한 안필드에서 후반 39분 살라가 득점하면서 손흥민의 아시아 선수 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은 공동 타이틀이 됐다.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데얀 쿨루세브스키(오른쪽)가 지난 23일 영국 노리치 캐로로드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노리치시티 골문을 향해 공을 찬 뒤 넘어지고 있다. 같은 방향으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왼쪽)이 쇄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의 득점왕을 기원한 건 다이어만이 아니다. 해리 케인, 루카 모라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밀어주며 어시스트를 시도했다.

미드필더 데얀 쿨루세브스키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손흥민에게 양보하려다 발이 꼬여 넘어지기도 했다. 후반 16분 크룰까지 제쳐 빈 노리치시티 골문 앞에서 차 넣기만 해도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다가오는 손흥민의 위치를 살피며 공을 끌었다. 결국 쿨루세브스키의 킥은 슛도, 패스도 아닌 상태로 흘러 손흥민에게 연결되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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