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위, 코인 신속대응 요구에 “한국만 규제 어렵다”

국민일보

[단독] 금융위, 코인 신속대응 요구에 “한국만 규제 어렵다”

여, 특금법 시행령 개정 요구
금융위 “국제공조 없이 실효성 담보 어렵고, 특금법 목적상 현실적 한계”

입력 2022-05-25 18:27 수정 2022-05-25 19:08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 당정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전요섭 금융정보분석원(FIU) 제도운영기획관, 이석우 업비트 대표, 허백영 빗썸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당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 요구에 금융위원회가 ‘한국만 단독으로 규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4일 당정간담회에서 주문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은 검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회와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4일 당정간담회에 참석한 금융위 당국자는 비공개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여당 의원들의 규제 강화 요구에 ‘한국만의 암호화폐 단독 규제는 시장을 왜곡하고 법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금융위 당국자는 “암호화폐가 글로벌 시장이라는 점에서 불공정거래 등 규제를 단독으로 시행했을 때 시장이 왜곡되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해외에서 시세조종 행위 등이 벌어졌을 때 국제 당국과의 사법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는 발언도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 보호 대책 긴급 점검’ 당정간담회를 열고 특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암호화폐 루나 폭락 사태에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현 정부가 암호화폐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선정했지만 입법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단기 처방인 시행령 개정으로 급한 불을 끄자는 취지였다.

금융위는 특금법 시행령에 여당 의원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담기 어렵다는 점도 설명했다고 한다. 금융위 당국자는 “특금법의 제도 목적이 투자자 보호와는 거리가 있어 한계가 있다”면서 “이미 지난해 법제처와 추가적인 (시행령 개정을) 상의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법 가운데 암호화폐를 다루는 법은 2020년 3월 개정된 특금법 뿐인데 이는 전적으로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위는 이 법의 시행령에 암호화폐 상장 기준과 사업자 규제에 관한 내용을 넣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루나·테라 사태 여파가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간편 결제 서비스 ‘차이’를 제공하고 있는 차이코퍼레이션을 1호 현장점검 업체로 선택했다. 당정간담회에서 루나 상장 폐지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추궁받았던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은 이날 루나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다른 거래소 코인원도 루나에 대한 상장 폐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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