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민주당만 빼고’ 쓴 임미리 檢 기소유예 “정당”

국민일보

헌재, ‘민주당만 빼고’ 쓴 임미리 檢 기소유예 “정당”

‘위법적 투표권유 행위’ 판단에 대해선 ‘정당’ 판단, 임 교수 청구 기각
‘탈법적 인쇄물 배부 행위’ 부분은 재판관 전원 “잘못됐다” 취소 결정

입력 2022-05-26 16:34 수정 2022-05-26 17:14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헌법재판소에 검찰의 공직선거법 위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며 기자회견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에 대해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이 정당하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임 교수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은 정치적 표현 자유 등을 침해한 것”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사건에 대한 피의사실은 인정하지만, 범행 동기와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했을 때 기소하지 않는 처분이다.

헌재는 “이 사건 칼럼의 제목, 구체적인 내용, 행위의 시기와 당시 사회상황 등을 종합해 보면 청구인의 칼럼 게재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허용되지 않는 방법으로 특정 정당을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해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부분 기소유예 처분은 정당하고, 기소유예 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로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가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다만 검찰이 탈법적으로 인쇄물을 배부한 혐의에 대해서도 기소유예 처분한 것은 재판관 전원일치로 잘못됐다며 임 교수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공직선거법은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신문 외의 문서로 선거 관련 기사를 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데, 임 교수의 칼럼은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간행물인 경향신문에 게재됐으므로 탈법적인 방법으로 배부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임 교수는 2020년 1월29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옛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책임이 적지 않으나, 더 큰 책임이 있는 민주당만 빼고 투표를 하자”고 적었다. 이에 민주당은 임 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이후 고발을 취하했지만 다른 시민단체 등의 고발이 있어 검찰은 계속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후 같은 해 9월 칼럼을 게재한 것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투표권유 행위이자 탈법적인 방법에 의한 인쇄물 배부에 해당한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임 교수는 이에 “한국사회 전체적으로도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기소유예를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