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위반 차량에 뇌사… 26살 여성, 3명에 새 삶 줬다

국민일보

신호위반 차량에 뇌사… 26살 여성, 3명에 새 삶 줬다

입력 2022-05-27 04:18 수정 2022-05-27 07:37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난 최현수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여성이 3명에게 장기 기증으로 새로운 인생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 여성은 생일을 이틀 앞두고 별세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6일 최현수(26)씨가 전날 심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다. 최씨가 숨진 25일은 그의 생일 이틀 전이었다. 27번째 생일은 그의 발인일이 됐다.

최씨는 지난 12일 새벽 퇴근 후 집으로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신호를 위반한 차량에 치였다. 병원에 이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1996년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최씨는 한성과학고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올해 SK에너지에 입사했다. 가족들은 최씨를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 딸’이라고 소개했다. 최씨는 남매 사이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로 늘 주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사람으로 기억됐다.

최씨의 가족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지만 기증을 하면 이별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선가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최명근씨는 딸에게 “짧은 인생이었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가장 예쁜 딸, 좋은 딸이었다. 좋은 곳에 가서 아프지 않고 새롭고 멋진 삶을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증원은 “누구보다 자랑스러웠을 딸과 갑작스러운 이별을 마주하게 된 가족의 슬픔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이별 후에도 누구보다 빛날 기증자와 유가족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기증원은 최씨와 가족의 마지막 면회 모습과 아버지 최씨의 인터뷰 모습을 담은 추모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은 기증원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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