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사냐 상담사냐… 심리상담, 법이 없다[이슈&탐사]

국민일보

심리사냐 상담사냐… 심리상담, 법이 없다[이슈&탐사]

[상담시장 X파일] <6화>도떼기 상담시장②

입력 2022-06-09 00:03 수정 2022-06-09 00:03
장은진 한국심리학회장이 지난 4월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심리상담사법 입법 추진 반대 집회에서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이곳에선 심리학회 회원들과 심리학과 교수·학생들이 심리상담사 법안에 반대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의 심리사법 제정을 촉구했다. 한국임상심리학회 유튜브 캡처


의아한 얘기지만 우리나라엔 ‘심리상담사’라는 공인자격이 없다. 이 이름을 단 모든 자격은 정부와 무관한 민간자격이다. 그중 대부분이 전문성도 검증되지 않은 사설업체가 임의로 만들어 파는 ‘날림 자격’이다(성범죄자도 몸치료 OK… 엉터리 법에 무법천지). 상담 관련 국가자격은 청소년상담사 직업상담사 임상심리사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정도가 있지만 각자 영역에 한계가 있다. 현재로선 한국상담학회와 한국상담심리학회가 각각 운영하는 전문상담사와 상담심리사 자격이 국가자격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는데 이들 역시 정부가 간여하지 않는 민간자격이기는 마찬가지다.

도떼기시장 같은 심리상담업계를 쇄신할 정도로 갈아엎으려면 자격을 법으로 못 박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민간기관들이 제각각 발급하고 있는 심리상담 자격을 국가자격으로 통일해 정부가 책임지고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엉터리 심리상담사가 발 붙일 수 없고 심리상담 서비스의 품질 관리도 가능해진다고 본다.

심리사냐 상담사냐

현재까지 3개 관련법안이 국회에 올라와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시행하면 되지 않나 싶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일단 각 법안이 요구하는 국가시험 응시자격, 즉 허들의 높이가 다 다르다. 너무 낮으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도전할 수 있지만 심리상담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 너무 높으면 전문성 확보에 유리하겠지만 심리상담사가 부족해질 수 있다. 학교와 직장, 정부유관단체 등에서 이미 심리상담 업무를 하고 있는 상담사들은 어떤 법안이 통과되느냐에 따라 자신이 어렵게 딴 관련 자격들이 휴지조각이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각 법안을 절충해 적당한 기준을 정하면 될 것 같지만 그것도 말이 쉬울 뿐이다. 그 논의는 무엇보다도 전문가 집단 간 주도권 싸움에 거의 진도를 빼지 못하고 있다. 주요 대립 구도는 한국심리학회 대 한국상담학회다. 각 학계를 대변하는 두 학회는 앞서 설명한 자격 요건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둬야 한다는 데는 양측이 동의하지만 그 ‘일정 수준’을 어떻게 정하느냐를 두고는 각자 유불리를 따지며 자기 주장을 펴고 있다.

두 학회가 원하는 국가자격은 이름부터 다르다. 상담학회는 ‘심리상담사’로, 심리학회는 ‘심리사’로 지칭하기를 원한다. 현재 상담학회가 발급하는 민간자격은 ‘심리’라는 단어가 없는 ‘전문상담사’다. 심리학회는 산하 한국상담심리학회를 통해 ‘심리사’ 앞에 ‘상담’을 붙인 ‘상담심리사’라는 민간자격을 운영한다. 심리학회는 이밖에도 임상심리전문가 발달심리사 범죄심리사 학교심리사 코칭심리사 일반심리사 여성심리사 같은 민간자격을 수익사업으로 발급한다.


심리학회는 심리상담을 심리학 기반 서비스로 본다. 이들은 심리사 자격을 따려면 심리학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말 발의한 심리사법안이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심리사 자격 취득을 위한 국가시험을 보려면 대학 등에서 심리학 과목을 이수하고 석사 이상 학력을 따도록 했다. 심리학 과목 이수와 석사 학위를 필수 요건으로 정한 것이다. 현재까지 발의된 관련법안 중 문턱이 가장 높다. 박사까지 따면 최소 실무수련 기간(1년)과 시간(1000시간)이 석사 학위자(2년·3000시간)보다 줄어든다.

상담학회는 심리사 입법 시도를 직역 이기주의로 본다. 상담학 사회복지학 교육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상담을 다루는데 심리학 과목만 인정하는 건 편협하다는 주장이다. 심리상담사 자격을 규정하는 국민마음건강증진 및 심리상담지원법안(지난 3월 말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 발의)은 심리학 외에 상담학 등 다른 관련 과목을 이수해도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한다. 석사 학위까지 따지 않고 대학만 나오더라도 심리상담이나 관련 업무에 3년 이상 종사하면 시험을 볼 수 있게 했다. 대학원까지 졸업하면 이런 별도 경력을 갖추지 않아도 시험을 볼 수 있다.

이 법과 비슷한 시기에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발의한 심리상담사법안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상담학 심리학 등 관련 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하면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준다. 이런 학력이 없더라도 심리상담 관련 시설에서 5년 이상 일한 경력이 있으면 응시 자격을 부여한다. 학력 요건이 없어 허들이 가장 낮은 법안으로 평가된다.

따로 또 같이

한국상담심리학회는 심리학회 소속이지만 입장이 또 다르다. 회원 중에 심리학 비전공자가 많은 만큼 심리사 입법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만만치 않다. 상담심리학회는 회원들을 다독이며 양대 학회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자신들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 심리사법안 발의 직후엔 회원들이 동요하자 이들을 안심시키는 입장문까지 냈다. 심리사법이 통과되더라도 기존 학회 민간자격인 상담심리사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게 골자다. 심리사 자격이 신설되더라도 기존 다른 심리상담 관련 자격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건 모학회인 심리학회가 강조하는 점이기도 하다.

상담심리학회는 마음건강증진법을 앞세우는 상담학회와 달리 심리학회와 함께 심리사법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다만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중순엔 “심리학사가 아닌 경우 심리사로의 진입 장벽이 지나치게 높아지게 된다”며 ‘심리학 관련 과목 이수’를 ‘상담 및 심리평가 관련 과목 이수’로 넓힐 것으로 요구했다. 당초 ‘심리학 전공’으로 제한하려 했던 학력 요건이 ‘심리학 관련 과목’으로 완화된 데에도 상담심리학회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회는 “가용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관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회원들에게 공지했다.

학회 간 장외전도 치열하다. 특정 법안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를 벌일 정도다. 회원들을 동원해 자신들 요구 사항을 법안에 반영하기 위한 경품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각 법안이 게시된 웹사이트에 소속 학회 입장을 남기고 이를 개인 SNS에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방식이다.

한국상담심리학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법제화 인증 이벤트 홍보물.

복지부 산하 보건사회연구원은 관련 협의체를 구성했다. 지난달 18일 첫 회의를 했지만 각 진영의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네 차례 회의가 남아 있지만 의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중규 심리학회 부회장은 “좁혀질 수 있었다면 벌써 합쳤을 것”이라며 “심리사 따로, 상담사 따로 법안이 통과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주마다 세부 요건만 다를 뿐 전문상담사와 심리사가 각각 법으로 규정돼 있다. 활동 영역도 구분된다. 전문상담사는 학교·재활·직장·대학상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상적 상담 업무에 집중한다. 심리사는 심리적으로 좀 더 취약한 내담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에 가까운 심리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에서 전문상담사는 ‘상담 및 유사 분야’ 석사 이상 학위를 요구한다. 심리사는 미국심리학회가 인증한 박사 학위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상담사는 석사급이 주를 이루고 심리사는 박사급만 있다. 물론 학위를 딴다고 자격을 주는 건 아니다. 각 자격이 요구하는 수련이나 상담 시간을 채우고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최근에는 심리상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석사급 심리사를 양성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또 다른 복병

심리사냐 (심리)상담사냐 하는 논쟁과 별개로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의료계다. 심리상담사들은 심리상담을 심리치료의 일환으로 보지만 의사들은 “어딜 감히 넘보느냐”며 발끈하고 있다. 치료는 의료행위인 만큼 법적으로 의사들 영역이라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상담학회는 이런 선 긋기에 일단 동의하는 분위기다.

심리치료에 욕심을 내는 건 심리학회 쪽이다. 심리사법안은 심리사 역할에 ‘심리치료’를 넣었다가 대한의사협회 반발에 정면으로 부딪혔다. 의료계는 정신건강의학과 소관인 심리치료를 심리사법이 허용하면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과 상충한다고 본다. 의협은 “법안에서 제안된 자격 기준은 너무 느슨해 전문성을 가진 심리치료를 지원하겠다는 법안의 설립 취지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전문성 저하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리학회는 “의사들 영역을 침범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심리치료는 심리학 개념”이라는 주장을 폈다. 박 부회장은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의협에 오해가 있다는 의견서를 보냈다”며 “저희는 현행법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안에 들어간 ‘심리치료’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걸 치료로 부르지 않고 심리상담이라 부른다. 공부할 땐 그 과목을 심리치료 및 상담이란 과목으로 배운다”고 모호하게 설명했다. 그는 “(의사와 심리사의 심리치료는) 거의 유사한 기능을 하는데 원래 의료계에선 그걸 정신치료라고 불렀다”며 “기본 원리는 유사하지만 강조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비의료 상담을 다루는 거지 의사와 심리사 일부가 얘기하는 사이코테라피(심리치료)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리학회 쪽은 심리치료도 (심리사 역할에) 일부 포함된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렇게 되면 의료법, 정신보건법과 상충하는 점이 생기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고 법안도 통과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심리치료를 빼고 나면 심리사와 (심리)상담사의 경계는 다소 흐려진다. 이때도 교통정리가 과제다. 심리학회 측은 공황장애나 우울장애 같은 의료적 진단을 받을 정도의 내담자를 심리사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담사는 부부·학업·직업·진로 등 일상적 상담을 담당하면 된다는 게 이들 생각이다. 하지만 김희수 상담학회장은 “미국은 심리사와 전문상담사의 역할이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기능이 거의 유사해 양쪽 법안이 따로 통과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5조원짜리 밥그릇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이미 각 학회 자격을 갖고 현장에서 활동 중인 상담사들마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어느 쪽 요구가 관철되느냐에 따라 졸지에 무자격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상담사는 “이미 상담심리학회 2급 자격을 갖고 있지만 혹시 몰라 학점은행제로 심리학 전공 수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자격이 되면 특정 학회 눈치를 안 봐도 된다는 점에서 환영”이라며 “여러 요구를 잘 절충해 좋은 법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밥그릇 싸움만 하다 또 물 건너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상담학회와 상담심리학회 1급 자격을 모두 보유한 한 수퍼바이저도 “저는 심리학과 라인이 아니기 때문에 (학력에) ‘심리’라는 단어가 안 들어간다고 배제하면 저는 무자격자가 된다”며 “어떤 사람들은 ‘법제화되기 전에 얼른 벌고 튀자’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교육상담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땄다.

국회가 누구 손을 드느냐에 따라 심리상담기관들의 표정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법제화 시 기업화한 심리상담기관들이 (한 해) 벌어들일 수 있는 금전적 이득이 낮게 잡아도 1조원, 높게 잡으면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설명했다. 5조원은 코로나19로 호황을 맞은 밀키트(가정간편식) 시장과 비슷한 규모다.

한국임상심리학회가 심리상담사법 반대 집회 참여를 독려하며 회원들에게 공지한 이미지. 한국임상심리학회 트위터 캡처

“지금 의사한테 집중정신치료를 받으면 3만5000원 정도를 내는데 민간 심리상담사한테 심리상담을 받으면 50분에 (많게는) 30만원을 내야 해요. 기관에서 그룹상담을 하면 100만원대는 우스워요. 1달치를 당겨 받는 곳도 있고요.”

그는 “법제화가 되면 심리(상담) 서비스의 적정가가 책정될 텐데 그게 이해관계자들 간에 조율이 될지도 의문”이라며 “현재로선 적정가에 대해서도 합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법안 통과 후에도 잡음이 계속될 거란 얘기다.

착취의 피라미드

관련 학회는 이미 심리상담시장에서 각자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이 수익사업 중 하나로 운영하는 심리상담 관련 자격은 민간자격임에도 상당한 권위를 인정받는다. 심리상담사로 제대로 일해보고 싶은 사람은 상담학회나 상담심리학회 자격을 취득하려고 하는데 여기엔 상당한 비용이 든다. 1급과 2급으로 나뉜 학회 자격의 계급사회에서 1급 자격 보유자는 그만큼 큰 권위를 행사한다. 자격을 따려면 이들에게 상당 기간 도제식 수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턴 수련생들은 노동을 하지만 돈은 못 받아요. 오히려 수련비 명목으로 돈을 내죠. 저도 2급 취득할 때 사설 센터에서 일하고 중·고등학생 과외까지 하면서 비용을 충당해야 했어요. 상담 쪽 (자격)구조 자체가 피라미드식이예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전문상담교사는 상담심리학회의 상담심리사 2급 자격을 따기까지의 과정을 이렇게 회상했다. 상담심리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뒤 관련 기관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아야 한다. 보통 무급으로 일하며 1년간 수련을 받는데 이때 자신을 지도하는 1급 자격 보유자인 수퍼바이저(수련감독자)에게 돈(수련비)을 낸다.

수련비는 보통 회당 10만원이 넘는다. 이걸 개인상담 ‘수퍼비전’(사례지도)만 10회 이상 받아야 한다. 이 중 2회(30시간)는 공개사례 발표로 채워야 하는데 이건 더 비싸다. 한 차례에 보통 30만원. 2차례 받으면 적어도 60만원이 든다. 개인상담 수련에만 최소 140만원이 든다는 얘기다. 이것 말고도 집단상담과 심리평가 수련을 받아야 하고 상담사례 토의모임에 10회 이상 참여해야 하는데 이것도 다 돈이다. 이런 수련 과정은 1급 자격 보유자가 운영하는 기관에서 진행한다. 학회 홈페이지 게시판은 이들 센터가 앞다퉈 올리는 수련생 모집글로 도배되다시피 한다.

1급 자격을 따려면 돈이 더 많이 든다. 심리(상담) 분야에서 최소 3년간 일하면서 수퍼바이저를 찾아가 개인상담 부문만 50회 이상 수퍼비전을 받아야 한다. 이 중 4회는 공개사례 발표여야 한다. 적어도 580만원이 든다는 얘기다. 여기에 집단상담과 심리평가 수련까지 포함하면 많게는 1000만원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상담심리학회와 상담학회가 똑같다. 취재팀이 만난 심리상담사들은 “어느 학회 소속인지를 막론하고 1급 자격자들은 일반 내담자 상담보다 수퍼바이징(수련생 지도)으로 돈을 더 많이 버는 걸로 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상담사는 ‘1급 자격자가 피라미드 정점에서 돈을 버는 다단계나 다름없는 구조’라고 묘사했다. 그는 “수퍼바이저의 전문성에 따라 복수의 수퍼바이저에게 수련을 받기도 한다”며 “수련을 받으면 수첩에 도장을 찍어주는데 그 명목으로 센터에서 보수를 적게 주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또 “이 업계 자체가 거의 열정페이”라며 “어떤 곳은 1급들이 수련생을 거의 사적으로 부리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담사는 “착취라고 생각될 만큼 일을 시키는 곳도 많다”고 했다.

방향은 정해져 있다

‘심리상담사법 제정 입법을 위한 기초연구’라는 보고서가 나온 게 이미 2년 전인 2020년 5월이다. 법률사무소 서희가 전국 20세 이상 성인 16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93.5%인 1505명이 심리상담사 자격과 상담비용 등을 법으로 정해 일정한 기준과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답했다. 일정 수준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해야 한다거나 심리상담사가 전문 지식과 훈련을 쌓아야 한다는 데에도 각각 97% 안팎이 동의했다.

이 연구에선 사회복지사, 정신과 전문의, 임상심리사, 청소년상담사, 전문상담교사, 직업상담사 등 심리상담 관련 분야 6개 대표 직업군 12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도 진행했다. 다들 법제화 필요성을 적극 피력했다. 그래야 전문성을 강화하고 내담자를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자격·비전문적 상담 행위를 제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참여자는 자기 정체성조차 헷갈린다고 토로했다.

“법적으로 의사는 이런 집단이고 간호사는 저런 집단이라고 규정돼 있잖아요. 그런데 상담사 집단은 그렇게 인정을 해주지 않아요. 법제화가 돼야 저 스스로도 제 정체성이 뭔지 흔들리지 않고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 마지막화에서는 엉터리 심리상담사를 피하고 자격을 제대로 갖춘 심리상담사를 만나는 방법을 소개한다. 심리상담을 받아보길 원하는 일반 독자에겐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일 것이다.

이슈&탐사팀 강창욱 이동환 정진영 박장군 기자 issue@kmib.co.kr


※‘우리만 몰랐던 상담시장 X파일’ 시리즈는 국민일보 홈페이지 이슈&탐사 코너(www.kmib.co.kr/issue)에서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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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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