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관심 있지만 절박하진 않아’ 교회, 기후·환경 문제 어떻게 접근해야···

국민일보

‘기후 위기? 관심 있지만 절박하진 않아’ 교회, 기후·환경 문제 어떻게 접근해야···

개신교인·일반국민 “기후 환경 캠페인 참여하겠다” 기독교 신뢰도 향상에도 긍정적

입력 2022-06-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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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사회적 책임, 건강한 지배구조를 키워드로 한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가 전 세계에 걸친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기후환경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대응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후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과 실천 현황, 교회의 역할에 대한 개신교인과 일반국민, 목회자의 의식을 조사한 결과가 공개됐다. 어느 한 계층에 국한하지 않고 신앙인과 비신앙인, 목회자를 대상으로 기후환경 문제에 대해 공통문항 비교 조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이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기후환경 문제가 내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관심도 있지만 최우선 해결 과제는 아니다’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환경에 관심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목회자(92.3%)와 개신교인(89.3%) 10명 중 9명, 일반국민(81.1%) 10명 중 8명이 ‘관심있다’고 답했다.

반면 기후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정도에 대해서는 인식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응답자 대부분이 위기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위기 상황’이라고 답한 목회자가 19%에 달한 반면 일반국민과 개신교인 응답자는 각각 9.4%, 9%에 그쳤다. 목회자의 경우 ‘위기 상황에 접어들었다’(51.1%)는 응답이 ‘당장은 아니지만 위기상황으로 가고 있다’(28.7%)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일반국민과 개신교인의 응답은 그 반대였다. ‘정부의 최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서도 개신교인과 일반국민 응답자 모두 ‘기후환경 문제 해결’을 8가지 항목 중 5위로 꼽는 데 그쳤다.

조사에서는 기후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이나 정부보다 기업의 역할 중요하게 인식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 개인에 대한 세금 부과(개신교인 79.9%, 일반국민 78.6%), 전기요금 인상(개신교인 54.8%, 일반국민 55.0%) 등 보다는 기업에 대한 규제(개신교인 93.2%, 일반국민92.2%)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기후환경 문제 해결 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 기업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우려에 대한 대응 차원의 응답도 눈에 띄었다. ‘기후환경 문제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10명 중 9명(개신교인 91.3%, 일반국민 90.1%)이 ‘기후환경 위기 대응 과정은 기업의 평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유사한 비율로 ‘기후환경 위기 대응과정은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에 긍정적이다’라는 응답도 나왔다.
김진양 목회데이터연구소 부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회관에서 진행된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에서 '기후 환경에 대한 인식과 교회의 역할에 대한 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회관에서 21일 진행된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에서 조사결과 발표자로 나선 김진양 목회데이터연구소 부대표는 “기후환경 문제 해결은 찬반 논리가 치열하게 부딪히는 이슈가 아니라 전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에 문제 대응 방안에 대한 응답을 토대로 향후 대국민 설득, 교회 내 성도들을 위한 교육이 이뤄진다면 우리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길을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조사에서는 교회의 기후환경 운동과 선교에 대한 인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목회자는 기후환경 문제를 ‘신앙적 관점’으로, 일반성도들은 ‘일반적, 실천적 관점’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은 하나님 나라 구현을 위해 꼭 필요한 선교의 한 종류다’라는 항목에 목회자의 47.1%가 동의했지만 개신교인 응답자는 18%에 그쳤다. 반대로 ‘환경운동은 선교는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개신교인이 해야 할 의무다’라는 항목에 개신교인은 68.8%의 동의를 나타냈지만 목회자 응답자는 48.1%에 머물렀다.

기후환경 문제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서도 개신교인 응답자 10명 중 7명(71.6%)은 ‘기후환경 위기 극복을 위한 생활 실천 캠페인’을 1위로 꼽았지만 목회자 응답자(33.9%)는 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목회자들은 ‘창조질서 및 생명존중에 대한 교육’(47.1%)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지만 개신교인 응답자(16.8%)는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교회가 적극적으로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나설 때 기독교의 신뢰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임을 엿볼 수 있는 결과도 나왔다. ‘교회의 기후환경 실천 캠페인 참여 의향’을 묻는 질문에 일반국민 10명 중 4명(38%)가 ‘참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개신교인 응답(83.5%)에는 미치지 못한 반응이었지만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봤을 때 유의미하게 바라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일반국민 응답자 10명 중 6명(63.4%)은 ‘교회가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하고 활동한다면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현장에서는 ‘2022년 기후위기 탄소중립 기후교회 신앙선언문’이 채택됐다. 선언문에는 지금이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할 때이고, 기후위기 대응이 기독교인의 본질적이며 시대적인 과제라는 점이 선포됐다. 또 한국교회가 생태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정치윤리적 책임을 수행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선언문을 준비한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총무 이박행 목사)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공동대표 이문식 외)은 “한국교회가 기후 관련 시민환경단체들과 연대해 정부와 국회, 지방의회가 기후위기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와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해가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박행(사진) 목사는 “이번 포럼은 생명회복을 위해 한국교회가 초교파적으로 뜻을 모으는 연대의 장”이라며 “조사를 진행한 한교총은 물론 기후환경 문제 대응을 위해 연대해 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배광식 목사) 통합(총회장 류영모 목사) 등이 한국교회 생명생태운동의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9일까지 개신교인 1000명, 일반국민 1000명, 목회자 50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는 ±3.1%p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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