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도둑들 촬영지’ 홍콩 수상 식당, 악천후에 침몰

국민일보

‘007·도둑들 촬영지’ 홍콩 수상 식당, 악천후에 침몰

입력 2022-06-22 16:03
홍콩 남부 애버딘에서 지난 13일 한 남성이 점보 수상 식당을 촬영하고 있다. AP뉴시스

홍콩의 명소인 세계 최대 수상 레스토랑이 20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침몰됐다.

1976년 마카오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가 세운 레스토랑 ‘점보’는 길이가 거의 80m에 달하는 플로팅 레스토랑으로 46년간 홍콩의 랜드마크였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배우 톰 크루즈도 이곳에 방문해 광둥식 식사를 했다. 또 영화 ‘007 제임스 본드’와 국내 영화 ‘도둑들’ 촬영지로도 쓰였다.

하지만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문을 닫았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점보의 모회사인 애버딘 레스토랑 엔터프라이즈는 지난 5월 30일 “배의 유지, 보수로 인해 누적 적자가 127만 달러(약 16억4000만원)을 기록했다”며 “운영 자금 부족으로 최종 폐업을 한 뒤 캄보디아에서 보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점보는 지난 14일 예인선에 끌려 홍콩을 떠났지만, 남중국해 바다에서 침몰했다. 애버딘 레스토랑 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8일 남중국해의 파라셀 군도를 지나다 악천후를 만나 물이 배 안으로 들어온 뒤 배가 기울었다”며 “예인 회사의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점보는 19일 전복됐다”고 밝혔다.

다행히 다친 선원은 없었다. 침몰 현장의 수심은 1㎞가 넘어 인양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레스토랑 침몰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논란도 불거졌다. 막대한 유지비를 더는 들일 수 없어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선주는 국제해양법에 따라 해상에 난파한 선박을 장애물이 되지 않는 한 회수할 의무가 없다.

홍콩관광협회의 티모시 추이팅퐁 상무이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왜 이런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구조물이 심해로 가라앉는지 조사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로킨헤이 홍콩민주당 대표는 “이미 많은 음모론이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그 식당이 일주일 안에 그렇게 멀리 견인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사고 지역 주변의 날씨가 그렇게 나빴는지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서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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