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베팅한 워런 버핏… 석유·가스 회사 또 샀다

국민일보

고유가에 베팅한 워런 버핏… 석유·가스 회사 또 샀다

옥시덴털 최대주주 된 버크셔해서웨이
6900억원 가까이 들여 주식 추가 매수

입력 2022-06-24 15:58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9년 5월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고유가의 장기화를 확신한 것일까. 버크셔가 미국 석유·가스 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국제유가는 100달러 선으로 하향 근접해 진정될 조짐을 나타냈지만, 버핏 회장은 69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옥시덴털의 꾸준한 성장에 베팅했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23일(현지시간) “버크셔가 지난주 5억2900만 달러(약 6873억원)를 들여 옥시덴털 주식 960만주가량을 매수했다고 지난 22일 늦게 공시했다”며 “버크셔는 이제 옥시덴털 지분율을 16.3%로 늘려 최대주주가 됐다”고 보도했다.

버크셔의 옥시덴털 주식 매입은 지난 17일부터 22일 사이에 이뤄졌다. 이로써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그룹의 지분율 11%를 앞질렀다. 이제 뱅가드는 옥시덴털에서 2위 대주주의 지위로 밀렸다.

버핏 회장의 옥시덴털 투자는 국제유가의 단기적인 흐름을 역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81%(1.92달러) 하락한 배럴당 104.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0일 이후 최저치다. 이로 인해 이날 마감된 뉴욕증시에서 석유 기업 대부분이 3% 안팎으로 하락했다. 다만 옥시덴털만 0.57%(0.32달러) 상승한 56.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향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전망,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가 유가의 방향을 하향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의 휴전·종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극적인 화해처럼 증시 참가자들의 희망으로만 머물러 있는 국제 현안의 해결 가능성도 실현될 경우 유가의 하락을 일으킬 요소다.

다만 국제유가의 최근 하락은 단기적인 흐름일 뿐 다시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증권가의 전망이 나온다. 스위스쿼트은행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선임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약세론자에게 다음 시험대는 100달러 선”이라며 “하지만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과 원유 수요 회복에 따라 국제유가가 이 선(100달러)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버핏 회장의 옥시덴털 주식 추가 매수는 결국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볼 수 있다. CNN은 “옥시덴털 주가가 올해에만 92% 상승했다”며 “버크셔가 선호하는 에너지 기업은 옥시덴털만이 아니다. 버핏 회장은 다른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도 자산 포트폴리오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버크셔가 지난달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통해 지난 3월 31일 기준 보유 주식 현황을 보면 셰브론은 포트폴리오 비중의 7.02%로 4위에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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