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자녀들이 정동제일교회에서 결혼식 올리는 이유는?

국민일보

현대家 자녀들이 정동제일교회에서 결혼식 올리는 이유는?

입력 2022-06-28 10:49 수정 2022-06-28 11:19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부인 정지선 씨가 27일 장녀 진희씨 결혼식이 열리는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드레스를 입은 딸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천영태 목사)에는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재계 총수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인이 총출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이 정동제일교회에 모인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이곳에서 열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28일 정동제일교회에 따르면 전날 이 교회에서는 정 회장의 장녀 진희(25)씨와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의 손자인 지호(27)씨가 백년가약을 맺었다. 두 사람은 미국 유학 중에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자의 형이기도 하다.

현대가(家) 자녀들이 정동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대부분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런 가풍은 후대에도 이어져 2014년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자녀도 이 교회에서 화촉을 밝혔다.

그렇다면 현대가 자녀들은 왜 정동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여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정 명예회장의 유지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명예회장의 아내인 고(故) 변중석 여사는 평소에도 찬송을 즐겨 부르는 크리스천이었고, 정 명예회장 역시 장남(정몽필 전 인천제철 사장)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얼마간 신앙심을 품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역시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유명하며,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은 정동제일교회 권사이기도 하다. 정 명예회장은 생전에 자녀들을 상대로 가급적 결혼식은 정동제일교회에서 열 것을 권했다고 한다.

이번에 예식을 올린 신랑 지호씨의 조부인 김 전 장관은 정동제일교회 장로이기도 하다. 지호씨의 부모 역시 이 교회에서 권사 직분을 맡고 있다. 천영태 목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김 장로님은 1980년대에 교회를 새로 건축할 때 대우그룹에 요청해 정동제일교회에 많은 도움을 주시기도 한 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만약 결혼식이 열린 날에 우리 교회 교인의 예식이 예정돼 있었다면 장소를 내주긴 힘들었을 것”이라며 “현대에서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월요일에 결혼식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동제일교회는 미국 감리교 선교사인 헨리 아펜젤러(1885~1902)가 세운 한국 개신교 최초의 교회 가운데 하나로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와 함께 ‘한국의 어머니 교회’로 불리기도 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많이 본 기사

갓플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