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나양 가족의 비극…마지막 흔적은 ‘루나코인·수면제’

국민일보

조유나양 가족의 비극…마지막 흔적은 ‘루나코인·수면제’

입력 2022-06-29 17:06

‘제주 한 달 살기’ 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실종된 조유나(10)양 일가족이 29일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CCTV를 통해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지 29일 만이다.

경찰과 해경은 이날 낮 12시20분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앞바다에서 인양을 마친 아우디 A6 승용차 내부를 수색해 1시간 후 차 안에 있던 시신 3구를 확인했다. 승용차 안에서 수습한 시신은 성인 남녀와 어린이 1명이다. 성인 남성은 운전석, 성인 여성과 어린이는 뒷좌석에서 발견됐다. 남성은 조양 아버지 조모(36)씨, 여성은 어머니 이모(34)씨로 추정된다.


인양된 승용차는 유실물 방지용 그물에 감싸진 채 25t급 크레인선 1척에 연결된 쇠사슬에 거꾸로 매달린 상태에서 수면 밖으로 끌어 올려졌다.

경찰은 지문 대조와 유류품 분석 등을 거쳐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하지만 신원 확인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3구의 성별, 연령대, 옷차림 등으로 미뤄 시신들이 조양 가족이 맞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양 당시 승용차의 변속기는 ‘P(주차)’ 상태였다. 문용은 광주남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인양한 승용차의 정밀 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할 것”이라며 “교통사고 흔적이나 차 고장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양 부모는 완도 송곡항 일원에서 마지막 생활반응을 보이기 전까지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과 ‘수면제’, 극단적 선택 관련어 등을 여러 차례 인터넷에서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암호화폐 투자 실패가 일가족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배경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양 부모의 검색어 이력에는 ‘방파제’ ‘추락’ ‘물때’ 등 단어도 나왔다. 경찰은 검색 시점은 조양이 학교에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한 지난달 17일 이전부터라고 설명했다.

조양 부모는 지난달 17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19일∼6월 15일까지 제주도로 체험학습을 떠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사전에 제주행 교통편이나 숙박시설을 예약한 흔적은 없었고 완도의 한 펜션에 숙박 예약을 했다.


펜션에서 별다른 외출 흔적도 없이 숙박을 하던 조양 가족은 5월 30일 밤 11시쯤 펜션을 빠져나갔다. CCTV에는 잠이 든 듯 축 처진 아이를 어머니가 등에 업고, 아버지는 손에 비닐봉지를 든 채 펜션 주차장으로 내려와 함께 차를 타고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다음 날인 5월 31일 새벽 1시쯤 조양과 어머니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고, 새벽 4시쯤엔 송곡항 인근에서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도 꺼졌다.

경찰은 28일 오후 5시12분쯤 송곡항 앞바다 가두리양식장 주변에서 조씨의 은색 아우디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그동안 조양 가족의 행적 파악을 위해 부모 등의 통신·금융 거래 내용을 정밀 분석해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완도=김영균 기자, 광주=장선욱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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