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동상이몽’… 男 “본인 경제력” 女 “배우자 여건”

국민일보

결혼 ‘동상이몽’… 男 “본인 경제력” 女 “배우자 여건”

입력 2022-07-05 06:51 수정 2022-07-05 10:11

결혼을 결정할 때 남성은 대체로 본인의 경제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성은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을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전문지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성 역할 가치관과 결혼 및 자녀에 대한 태도’ 연구보고서(임지영 전문연구원)는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자료를 활용해 남녀의 결혼에 대한 태도를 살펴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19∼49세 남녀(남성 7117명, 여성 7032명)를 대상으로 결혼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9개 항목을 제시하고 각 항목에 대해 ‘매우 중요하다’와 ‘중요하다’고 응답한 경우를 합산한 응답 비율로(매우 중요하다+중요하다 응답률) 각 항목의 중요도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남녀 모두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남성 92.4%, 여성 94.9%)가 가족을 새로 형성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했다. 하지만 이후 응답 항목 순서와 응답 비율에서는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보건사회연구원

남성의 경우 이후 응답 항목에서 ‘본인의 경제적 여건’(84.1%)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후로 ‘본인의 일과 직장’(83.6%) ‘안정된 주거 마련’(82.3%) ‘각자의 집안과의 원만한 관계’(76.9%) ‘자녀계획 일치 여부’(65.6%) ‘공평한 가사 분담 등 평등한 관계에 대한 기대’(61.9%) ‘배우자의 일과 직장’(52.4%)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5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과 관련된 기준은 후순위에 위치해 있었다.

반면 여성은 이후 응답 항목에서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과 관련된 기준이 우선순위에 몰려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안정된 주거 마련’(86.5%) ‘배우자의 일과 직장’(86.1%)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86.1%) ‘각자의 집안과의 원만한 관계’(85.7%) ‘공평한 가사 분담 등 평등한 관계에 대한 기대’(81.2%) ‘본인의 일과 직장’(79.8%) ‘본인의 경제적 여건’(78.2%) ‘자녀계획 일치 여부’(76.5%) 등의 순이었다.

남성은 주로 본인의 경제력을 결혼에서 중요한 조건으로 염두에 두지만, 여성은 상대적으로 본인보다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아직은 남성이 가계 경제를 책임지고 양육은 주로 여성이 부담한다는 전통적 의식이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보건사회연구원

결혼에 대한 인식은 남성은 과반이 긍정적이지만 여성은 부정적 인식이 더 높았다.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보면 남성은 53.3%(‘반드시 해야 한다’ 12.1%, ‘하는 편이 좋다’ 44.2%)였지만, 여성은 35.5%(‘반드시 해야 한다’ 4.7%, ‘하는 편이 좋다’ 30.8%)로 조사됐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남성은 41.3%(‘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37.5%, ‘하지 않는 게 낫다’ 3.8%)였지만, 여성의 경우 62.8%(‘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55.5%, ‘하지 않는 게 낫다’ 7.3%)로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녀의 필요성에 대한 태도에서는 남성 71.2%, 여성 64.3%가 자녀가 있는 게 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남성의 경우 ‘꼭 있어야 한다’ 32.9%,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38.3%, ‘없어도 무관하다’ 23.2%, ‘모르겠다’ 5.6%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에는 ‘꼭 있어야 한다’ 28.1%,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36.2%, ‘없어도 무관하다’ 31.6%, ‘모르겠다’ 4.2%로 파악됐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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