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펠로시… 공항은 ‘휑’, 호텔 ‘후문’ 입장 [포착]

국민일보

한국 온 펠로시… 공항은 ‘휑’, 호텔 ‘후문’ 입장 [포착]

대통령실 “대통령 휴가 중… 일정 없다”
‘미·중 갈등’ 고조 감안 분석 나와

입력 2022-08-04 06:26 수정 2022-08-04 10:04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미 하원 대표단이 3일 밤 9시26분쯤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한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 제공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미 하원 대표단이 탑승한 전용기가 3일 밤 9시26분쯤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펠로시 의장이 전용기에서 내리는 장면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SNS에 올린 사진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에는 주한 미국대사관 측 관계자들만 펠로시 의장 등을 영접하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멀리서 비행기가 착륙하는 사진이 촬영됐다.

영접 현장에 우리 정부나 국회 측 관계자는 따로 나오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의전상 입법부 인사가 오면 행정부(외교부)에서 따로 개입하지는 않는다”며 “혹시나 의전이 필요하다면 입법부인 국회에서 카운터 파트가 되는 게 맞는다”고 설명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탑승한 비행기가 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항엔 美관계자만, 호텔은 뒷문으로
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캡처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은 트위터에 펠로시 의장이 전용기에서 내리는 사진과 함께 “펠로시 하원의장님의 방한을 환영합니다. 굳건한 동맹(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 및 세계 평화와 번영, 안보 증진에 필수적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방한한 3일 밤 펠로시 의장 일행 숙소로 사용되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취재진이 철수하고 있다. 이날 펠로시 의장 일행은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던 정문이 아닌 다른 쪽 통로를 통해 호텔로 들어갔다. 연합뉴스

펠로시 의장은 서울 시내에 있는 한 호텔에 머물면서 한국 일정을 이어간다. 취재진은 호텔 정문에서 대기했지만, 펠로시 의장 일행이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들어가면서 사진을 찍지 못한 채 철수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 요청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기다렸지만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못했다.

3일 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 숙소로 사용되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 앞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펠로시 의장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 요청 서한 전달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날 펠로시 의장 일행은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던 정문이 아닌 다른 쪽 통로를 통해 호텔로 들어가 서한 전달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펠로시 의장은 4일 오전에는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이 잡혀 있다. 두 사람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경제 협력, 기후위기 등 현안을 놓고 약 50분간 회담한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은 이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을 향해 자제와 경고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펠로시 의장 등 미 하원 대표단은 한국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면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일정 안 잡은 대통령실… 미·중 갈등 우려했나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연극 공연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으며 인근 식당에서 배우들과 식사를 하며 연극계의 어려운 사정을 청취하고 배우들을 격려했다. 연합뉴스

앞서 대통령실은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의 방한을 환영한다”며 “(4일로 예정된) 한·미 양국 국회의장 협의를 통해 많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순방 일정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우리 정부는 대화와 협력을 통한 역내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기조하에 역내 당사국들과 제반 현안에 관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방한했는데도 만나지 않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결정에는 휴가라는 표면상 이유 외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이 고려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당초 펠로시 의장 방한 일정이 윤 대통령 휴가(1~5일)와 겹쳤기 때문에 윤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은 잡지 않았다”며 대통령실 내 국가안보실 고위급 인사들과의 별도 면담 일정도 잡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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