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도 ‘패밀리 퍼스트’ 강조”… 대통령실 밝힌 ‘불발’ 이유

국민일보

“펠로시도 ‘패밀리 퍼스트’ 강조”… 대통령실 밝힌 ‘불발’ 이유

입력 2022-08-05 06:13 수정 2022-08-05 06:38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Family is First(가족이 우선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간의 대면 회담이 불발된 대신 전화 통화가 이뤄진 것을 두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간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이) 안 만난 건 중국을 의식한 게 아니다”며 당초 밝힌 대로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 때문에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약 2주 전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방문 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그때 주요 동맹국을 포함해 한국의 대통령을 이때쯤 방문할 계획인데 ‘면담이 가능한가’ 이런 전갈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윤 대통령) 지방 휴가 계획을 확정해 두고 있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꼭 서울에 와야 한다면 (면담이) 힘들지 않겠느냐고 해, 2주 전 (양측의) 이해가 이뤄졌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배우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연극 관람 후 인근 식당에서 배우들과 식사하며 연극계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 경청한 뒤 배우들을 격려했다. 대통령실 제공

그는 “그 이후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을 포함해 여러 가지 구체적인 미국과 중국 간 현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우리 정상의 면담이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 기조가 그대로 유지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펠로시 의장도 통화에서 우리 미국에서 그렇지만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미국 사람들도 정확히 알고 있다”며 “‘Family is first’ 이렇게 몇 번씩 강조했기 때문에 면담이 없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전화 통화를 타진한 것을 두고는 “대통령은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전화를 통해서라도 따뜻한 인사를 하고 싶다는 의향을 오늘 아침 일찍 타진했고, 그 말을 듣자마자 펠로시 의장은 흔쾌히 ‘기쁘다’, ‘감사하다’면서 ‘모든 사람과 자세하고 친밀하게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싶다’고 해 통화시간이 오후로 잡혔고 꽤 긴 통화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사이의 면담이 이뤄진 것을 두고 중국의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하나의 중국’을 강조한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는 점을 감안해 윤 대통령이 휴가 일정을 명분으로 미국 의전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관측이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총체적으로 국익의 관점을 고려해 결정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날 취재진을 만난 고위 관계자는 앞서 ‘총체적인 국익을 고려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대통령실의 앞선 입장에 대해서는 “휴가 중임에도 만나지는 못하지만, 전화로라도 귀한 손님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고,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통화를 한 것이 국익을 생각한 현시점에서 조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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