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는 적자인데, 경상수지는 흑자…왜?

국민일보

무역수지는 적자인데, 경상수지는 흑자…왜?

6월 국제수지 56.1억 달러 흑자로 2개월 연속 흑자

입력 2022-08-05 10:59 수정 2022-08-05 16:09
4개월 연속 적자인 무역수지와 딴판
상품수지·무역수지도 집계방식 희비 교차
“경상수지 흑자 안도해선 안 돼” 지적도


지난 6월 한국의 경상수지가 56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4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 양상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56억1000만 달러(약 7조337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5월 38억6000만 달러 흑자를 보인 데 이어 2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1년 전(88억3000만 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36.5% 줄었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247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무역수지가 103억 달러 적자인 것과는 온도 차가 큰 부분이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지난 4일 브리핑에서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수 있지만, 경상수지는 흑자를 예상한다”며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모두 외국과의 상품을 거래한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지만, 범위나 집계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경상수지가 무역수지보다 범위가 넓다. 경상수지는 상품의 수출입 규모에 따른 상품수지뿐 아니라 서비스수지와 이자나 배당, 임금 등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한은에 따르면 6월 본원소득수지는 27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는 각각 4억9000만 달러, 2억6000만 달러 적자였다.

상품의 수출입을 나타낸 상품수지도 35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무역수지가 24억7000만 달러 적자였던 것과 차이가 크다.

상품수지와 무역수지 둘 다 수출입을 나타내는 지표지만 정반대 양상을 나타내는 건 수출입 집계 방식 차이 때문이다. 쉽게 말해 무역수지는 집계 기준이 재화의 흐름을 기준으로 하고, 상품수지는 자금의 흐름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선박을 이용한 수출의 경우 선박 건조부터 실제 제품 인도까지 시점 차이가 있는데, 상품수지에는 발주사로부터 선수금이 지급된 것도 포함되지만 무역수지는 실제 재화가 해당 국가에 인도되는 시점에야 반영된다.

또 국내 기업이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제3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은 국내에서 물건이 나간 게 아니므로 무역수지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상품수지상으로는 그로 인한 자금이 국내 기업에 환류되기 때문에 수출액에 반영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베트남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중국에 수출한 것에 대해서는 국내 무역수지에는 반영되지 않고 상품수지에만 반영된다.

수입과 관련해서도 차이가 있다. 수입 과정에서 운임보험료 등은 통상 수입자 측이 부담하는데, 무역수지상 수입에는 이 보험료 등이 포함되는 반면 상품수지상 수입액 집계에서는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공급망 난맥상으로 운임이 뛴 최근 상황 같은 경우 무역수지상 수입액이 상품수지보다 더 많이 집계되는 측면이 있다.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이유로 무역수지 적자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보유고 측면에서 경상수지 흑자가 그나마 다행인 면은 있지만, 최근 원화 가치 약세에도 수출 상승세가 꺾였다는 점과 수입 물가 상승으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점은 경기 회복에 상당히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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