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금리라더니 1만명 추첨… 카뱅 ‘낚시’에 소비자 분통

국민일보

8.5% 금리라더니 1만명 추첨… 카뱅 ‘낚시’에 소비자 분통

시중은행, 고금리 예·적금 잇달아 출시
‘1만명 추첨’ ‘카드 신규발급’ 조건 제시
우대금리 조건 ‘하늘의 별 따기’ 분통

입력 2022-08-08 17:39 수정 2022-08-08 18:55

4년 차 직장인 김모(30)씨는 최근 카카오뱅크의 연 8.5% 금리 적금상품 판매 소식을 듣고 앱을 내려받았으나 곧바로 실망했다. 이벤트 페이지 하단에는 작은 글씨로 ‘1만명 추첨’이라고 적혀 있었다. 김씨는 “고금리 상품을 판매한다고 해 기대했는데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금융기관들이 잇달아 수신상품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낚시 마케팅’이 활개를 치고 있다. 낚시 마케팅은 속인다는 뜻을 지닌 은어 ‘낚시’와 마케팅의 합성어다. 마치 큰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광고하면서도 실제 혜택 대상군은 소규모로 설정하거나 달성하기 쉽지 않은 조건을 거는 것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부터 출범 5주년을 맞아 ‘26주 적금’ 상품에 5%포인트 우대금리 쿠폰을 발급해 최대 8.5%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상품을 뜯어보면 혜택을 받기 쉽지 않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3%다. 여기에 26주 연속 자동이체할 경우 0.5%포인트, 1만명 추첨 이벤트에 당첨되면 5%포인트 추가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광고에 나온 8.5% 금리를 받기 위해선 추첨 이벤트에 당첨되는 것이 필수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은 1938만명이다.


신용카드 신규발급 및 일정 금액 이용을 조건으로 내세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정사업본부가 판매하는 ‘우체국 신한 우정적금’의 최고금리는 9.7%지만 이를 위해 신한카드 신규발급, 우체국 예금 신규가입, 자동이체 8회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우리은행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 SBI저축은행 ‘신한카드 협업 정기예금’ 등도 마찬가지다. 각각 금리가 7%, 4.35%에 달하는 상품이라 매력적이지만 카드 신규발급·이용 조건이 뒤따른다.

하지만 이렇게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고금리 혜택을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적금과 연계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에서 진행하는 신용카드 신규발급 이벤트에 참여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 핀테크 업체에서 카드를 발급받으면 15만원 안팎의 현금성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라는 지적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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