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들개를 잡아라’…합동포획단에 떨어진 특명

국민일보

‘무등산 들개를 잡아라’…합동포획단에 떨어진 특명

광주 동구와 동부소방서, 국립공원사무소 3개 기관 포획 나서

입력 2022-08-09 14:59 수정 2022-08-09 15:45

‘무등산 자락을 배회하는 들개를 잡아라!’.

광주의 상징 무등산 방문객을 공포로 몰아넣는 들개 포획 작전이 벌어진다. 많을 때는 10여 마리가 몰려다니면서 밤낮없이 짖어대는 야생 들개떼를 잡아 시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자는 것이다.

광주 동구는 야생 들개로부터 시민과 등산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8월 한 달을 ‘집중 포획 기간’을 정해 본격적인 합동 포획 활동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최근 무등산 등산로와 증심사 인근 주택가 등에는 야생 들개가 자주 출몰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늑대를 연상케 할 만큼 덩치가 큰 개들이 경쟁하듯 짖고 때로는 마주친 시민들에게 덤벼들 것처럼 위협도 한다는 것이다.

동구와 동부소방서에 올해 들어 접수된 관련 민원은 벌써 30여 건에 달한다. 이에 따라 동구는 소방서, 공원사무소, 동물포획 전문가 등으로 들개떼 포획을 위한 합동포획단을 구성했다.

포획단은 무등산 등산객과 증심사 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출현 장소에 관한 제보를 접수해 들개떼의 영역과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어 구체적 포획장소를 선정하는 등 후속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야생화된 들개떼는 특정 장소를 근거지로 규칙적인 행동을 하는 사례가 많다. 무등산 자락에서 떼를 지어 사는 개들은 주로 인적이 드문 밤에 증심사 지구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등산객과 증심사 지구 상인들은 “들개떼가 밤중에 마을로 내려와 쓰레기통을 헤집거나 송곳니를 내놓고 짖어댈 때는 덜컥 겁이 난다”며 “일상생활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포획단은 이에 따라 들개떼 탈출을 막기 쉬운 장소를 골라 포획 망과 포획 틀을 설치하고 주택가 주변에는 야생동물이 접근을 꺼리는 기피제를 살포하기로 했다. 들개 목격담을 토대로 이들이 주로 찾는 곳에서 기다렸다가 들개떼를 포위해 일망타진하는 전방위 작전도 펼친다.

야생 들개가 자주 출몰하는 제보 장소에 트랩과 GPS(위치측정체계)가 가느다란 실로 연결된 생포 트랩 등을 설치해 포획에 나선다. 효율적인 포획체계 수립을 등산로 입구 차단기를 기준으로 담당구역을 나누던 개별 포획작업은 3개 기관 합동작전으로 전환했다.

들개와 유기견의 구분은 현실적으로 뚜렷한 기준이 없다. 포획단은 들개를 생포할 때 총기 발사 등 사살은 하지 않기로 했다. 생포를 원칙으로 포획한 들개는 동물보호소로 넘길 예정이다.

동구는 이와 함께 휴가철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버려지는 반려견의 야생화를 막기 위해 내장형 등록 칩과 실외 사육견 중성화 수술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동구 관계자는 “개 물림 사고 우려가 제기된 야생 들개떼는 무척 날렵한 데다 경계심도 강해 포획이 쉽지 않다”며 “3개 기관이 수차례 대책회의를 거쳐 합동포획단까지 구성한 만큼 주민과 등산객 안전 확보를 위해 반드시 들개떼를 잡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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