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성폭행 사망’ 가해학생 “깨어나보니 집” 주장

국민일보

‘인하대 성폭행 사망’ 가해학생 “깨어나보니 집” 주장

검찰 조사서 “피해자 추락 상황 기억나지 않는다” 진술
검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적용

입력 2022-08-09 16:25 수정 2022-09-12 18:05
인하대 캠퍼스에서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1학년 남학생(가운데)이 지난달 17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영장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인하대 캠퍼스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가해 남학생이 범행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구미옥)는 준강간치사 등 혐의로 경찰에서 송치된 A씨(20)의 혐의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변경해 9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검찰에서 “어느 순간까지 드문드문 기억나지만, 피해자가 추락하는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집이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행을 시도한 사실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지만 추락 당시 상황은 기억나지 않으며, 고의로 도주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A씨가 건물에서 추락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도주한 것으로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 후 백브리핑에서 “피의자는 피해자의 사망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범행했다”며 “피해자는 자기 보호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부검 감정서를 검토한 결과 피의자가 범행 후 현장을 떠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는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컸다”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 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법이 금지한 행위를 직접 실행한 상황은 작위, 마땅히 해야 할 행위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부작위에 해당한다. 통상 작위에 의한 살인이 유죄로 인정됐을 때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보다 형량이 높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사망 가능성을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때 인정된다.

A씨는 지난달 15일 새벽 시간대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5층짜리 단과대 건물에서 동급생 여성 B씨를 성폭행하려다가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B씨가 2층과 3층 사이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추락하자 B씨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리고 자취방으로 달아났다가 당일 오후 경찰에 체포됐다.

B씨는 추락한 뒤 건물 앞 길가에서 피를 흘린 채 방치됐다가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 뒤 숨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를 성폭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B씨를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해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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