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목까지”…헤엄쳐 고립 여성 구한 영웅 정체는?

국민일보

“물이 목까지”…헤엄쳐 고립 여성 구한 영웅 정체는?

입력 2022-08-10 04:26 수정 2022-08-10 09:58
8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사거리에서 고립된 여성 운전자를 구하고 있는 공무원 표세준씨. JTBC 보도화면 캡처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폭우로 침수·인명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물이 목까지 차오른 도로에서 고립된 운전자를 구한 용감한 시민 영웅이 찬사를 받고 있다.

9일 JTBC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사거리에서 차들이 신호를 기다리던 중 갑작스럽게 도로에 물이 불어났다. 채 3분도 지나지 않아 불어난 물은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다.

현장에 있던 제보자 A씨는 차량 선루프를 열고 간신히 빠져나왔다. 이후 물은 순식간에 차 지붕까지 들어찼고, 멈춰서 있던 차들은 물에 둥둥 떠올랐다. 겨우 인도로 올라온 A씨는 사거리에서 한 여성 운전자를 구해 헤엄쳐 나오는 시민을 목격했다. 그는 곧바로 휴대전화로 이 모습을 담았다.

A씨가 촬영해 공개한 영상 속에는 한 남성이 고립된 여성 운전자를 구조하는 장면이 담겼다. 뿌연 흙탕물이 목까지 차오른 상태였지만 남성은 침착하게 플라스틱 주차금지대를 여성에게 쥐어준 뒤 끌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물살을 가르며 헤엄쳤다.

8일 저녁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사거리에서 고립된 여성 운전자를 구하고 있는 공무원 표세준씨. JTBC 보도화면 캡처

A씨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을 구조한 뒤 별다른 말 없이 자리를 떴다고 한다.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된 이후 사라졌던 남성의 정체가 밝혀졌다. 바로 국방부 소속 공무원 표세준(27)씨였다.

표씨는 JTBC 인터뷰에서 “(차 트렁크에서) 여성분이 ‘살려주세요’ 소리를 지르셔서 봤더니 반대편에서 남편분이 ‘뭐라도 꽉 잡고 있어’라고 하시더라”고 회상했다.

초등학교 때 유소년 수영선수로 활동했던 표씨는 목격하자마자 ‘빨리 구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표씨는 주변에 있던 주차금지대를 가지고 곧바로 물로 뛰어들었다. 표씨는 “(그분이) 통을 붙잡으셨고 제가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는 헤엄을 쳤다”며 “이후 남편분에게 인계해드렸고 ‘조심히 가시라’고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8일 서울 남부에 시간당 100mm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한 남성이 맨손으로 막힌 배수로를 뚫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번 폭우에는 꽉 막힌 배수구를 뚫은 또 다른 시민 영웅도 있었다. 그는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실시간 강남역 슈퍼맨’이라는 제목의 사진을 통해 알려졌다. 이 남성은 침수된 강남역 인근에서 우산이나 우비도 없이 맨손으로 도로변 배수관 덮개를 열어 쌓여 있던 쓰레기를 묵묵히 치웠다. 사진을 올린 작성자는 “덕분에 종아리까지 차올랐던 물도 금방 내려갔다”며 “슈퍼맨이 따로 없다”고 감사를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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