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납치 사건’의 반전… 탈출한 20대 알고보니 마약사범

국민일보

‘용산 납치 사건’의 반전… 탈출한 20대 알고보니 마약사범

납치범 “뽕쟁이” 진술에
경찰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
마약 혐의로 구속 송치

입력 2022-09-22 18:30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한밤중 20대 남성이 차로 납치됐다가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JTBC 방송 화면 캡쳐

지난달 15일 서울 한복판에서 납치극이 벌어졌다. 당일 오전 0시20분쯤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20대 A씨가 검은색 차량에 강제로 태워졌다. “사람 살려”라고 외치며 발버둥쳤지만 소용 없었다. A씨가 거세게 저항하면서 소란이 일어 동네 주민들이 현장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할 정도였다.

A씨는 납치 차량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를 지날 무렵 차량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이어 인근 파출소에 찾아가 납치 사실을 직접 신고했다. 경찰은 납치 당시 목격자 및 피해 당사자의 신고, 주변 CCTV 분석 등을 토대로 납치에 가담한 4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붙잡았다.

그런데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특수강도 피의자들이 자신들이 납치한 A씨가 ‘뽕쟁이’(마약 중독자를 뜻하는 은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들은 “마약 유통으로 벌어들인 돈을 빼앗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A씨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납치 피해자가 마약 피의자가 된 것이다.

경찰은 납치 사건 이후 잠적한 A씨를 추적해 여자친구 집에 숨어있는 그를 찾아냈다. A씨와 여자친구를 상대로 실시한 간이 시약검사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오자 두 사람을 체포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A씨와 여자친구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를 납치했던 이들도 특수강도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이들의 거래 내역 등을 토대로 마약 구매자 등을 추가로 확인하는 등 마약 유통 경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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