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육국밥 주문” 뒤로 떨린 목소리… ‘위기 상황’ 직감했다

국민일보

“수육국밥 주문” 뒤로 떨린 목소리… ‘위기 상황’ 직감했다

입력 2022-09-25 17:01 수정 2022-09-25 17:03
국민일보DB

112 신고접수 요원이 기지를 발휘해 위기에 처한 데이트폭력 피해 여성을 구조한 사례가 25일 뒤늦게 알려졌다.

사연은 이렇다. 충남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에 지난 20일 한 여성의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상황2팀 최명예 경사는 “긴급 신고 112입니다”라고 말하자 이 여성은 “수육국밥 주문하려고요”라고 말했다.

당시 A씨는 세종시의 한 원룸에서 남자친구 B씨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좁은 공간에서 B씨 몰래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던 그는 음식을 주문하는 척하면서 112에 구조를 요청했다.

최 경사는 A씨의 나지막하면서도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을 알아챘다고 한다. A씨는 위급상황인지를 묻는 최 경사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최 경사는 A씨를 안심시킨 뒤 피해 여성의 휴대전화 위치를 찾아 경찰관이 출동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경찰관은 A씨가 신고를 접수한 지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A씨와 B씨를 즉시 현장에서 분리했다. 오인 신고나 장난 전화로 치부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최 경사의 침착한 대처로 데이트폭력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경찰 근무 10년째인 최 경사는 “밀려오는 신고 전화에 밤잠도 못 자고 때론 지칠 때도 있지만 위기에 처한 여성을 무사히 구조하게 돼 큰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A씨는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 최 경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