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아버지의 이름, 71년 만에 아로새기다

국민일보

영웅 아버지의 이름, 71년 만에 아로새기다

입력 2022-09-29 16:30 수정 2022-09-29 16:30
참전용사 고(故) 가이 뷰캐넌 해럴 주니어의 딸 패티 해럴 거빈(76)씨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사자명비에서 탁본한 아버지 이름을 손에 들고 있다.

“5살 때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부산 근처에서 작전 수행 중 실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국전쟁(6·25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 고(故) 가이 뷰캐넌 해럴 주니어의 딸 패티 해럴 거빈(76)씨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사자명비에서 탁본한 아버지 이름을 손에 든 채 말했다.


한국전쟁(6·25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한국전쟁(6·25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튀르키예 참전용사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사자명비에 헌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재방한 이번 행사에는 미국·캐나다·튀르키예·태국·뉴질랜드 등 5개국 참전용사 8명과 실종자 유족 등 42명이 초청됐다. 이날 참전용사와 유가족은 전사자명비에 헌화하고 전쟁기념관을 투어했다.


한국전쟁(6·25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가운데 한 참석자가 전사자명비에 새겨진 가족의 이름을 가리키고 있다.

한국전쟁(6·25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가운데 한 유가족이 전사자명비에 새겨진 가족의 이름을 탁본하고 있다.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가운데 한 유가족이 전사자명비에 새겨진 가족의 이름을 탁본하고 있다.

참전용사 고(故) 가이 뷰캐넌 해럴 주니어의 딸 패티 해럴 거빈(76)씨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아버지의 이름이 탁본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많은 유가족이 전사자명비에 새겨진 가족의 이름을 찾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름을 발견한 유가족은 직접 혹은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탁본했다. 패티 씨도 아버지의 이름이 종이에 옮겨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국에 처음 왔는데 아버지의 이름을 보니 감정이 북받친다”며 눈물을 삼켰다. 또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 올해 3월에 돌아가셨는데 살아 계셨다면 이틀 전 104세가 됐을 것”이라며 “참 긍정적인 분이셨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 3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사자명비에 헌화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가운데 헌화를 마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참전용사 고(故) 가이 뷰캐넌 해럴 주니어의 딸 패티 해럴 거빈(76)씨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사자명비 옆에서 아버지의 마지막 사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참전용사 고(故) 가이 뷰캐넌 해럴 주니어의 딸 패티 해럴 거빈(76)씨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한 뒤 아버지의 마지막 사진을 들고 있다.

패티 해럴 거빈(76)씨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헌화와 탁본을 마친 유가족은 전사자명비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패티 씨도 “사진 속 적십자 건물 앞에 선 3명 중 한 명이 나의 아버지”라며 챙겨온 흑백 사진을 든 채 아버지의 이름과 가족사진을 남겼다. 탁본과 아버지의 이름을 조심스레 봉투에 넣은 뒤 다시 한번 눈물을 훔쳤다.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미국 참전용사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사자명비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태국 참전용사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사자명비에 헌화하고 있다.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 유가족이 서울 도심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온 참전용사는 전사자명비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태국에서 온 참전용사는 자신의 키보다 높은 곳에 있는 혹시 모를 동료의 이름을 오랫동안 찾았다. 한 유가족은 전쟁기념관 밖의 서울 도심을 멍하니 바라보다 사진으로 담았다. 많은 참석자가 쉽사리 발을 떼지 못한 채 전사자명비 앞에 머물러 있었다.


한국전쟁(6·25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했던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참전용사 고(故) 로버트 베넷의 딸 로잘리 크루마 씨가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사자명비에서 탁본한 아버지 이름을 손에 들고 있다.

참전용사와 유가족 등 50명이 2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 유가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참전용사와 유가족은 지난 26일 입국했다. 27일 판문점 방문을 시작으로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설명회 등에 참석했다. 이날은 전쟁기념관 투어를 마친 뒤 국립중앙박물관·창덕궁 등을 방문한다. 30일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주관 감사 만찬에 참석하고 내달 1일 출국한다.


29일 헌화 행사를 마친 뒤 전쟁기념관 전사자명비의 모습.

1975년 시작된 유엔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은, 지금까지 22개국 3만3445명이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이한결 기자 alwayss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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