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나 쓰는 물…두 달간 밥 짓고 마신 부산시민

국민일보

공장에서나 쓰는 물…두 달간 밥 짓고 마신 부산시민

6등급 ‘오염된 물’도 수돗물로 제공

입력 2022-10-04 16:14
창녕함안보에 발생한 녹조. 경남도

올여름 녹조가 낙동강을 뒤덮었던 시기 공업용수보다 못한 수질의 물이 부산지역 수돗물로 제공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식수 등 생활용수는 수질 등급을 1~3등급까지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4급 이상 등급의 물이 2달가량 시민들의 식수로 사용됐다는 분석이다.

4일 부산시가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부터 8월 말 사이 58일 동안 부산 상수원인 낙동강 하류 물금·매리 취수장의 원수 수질은 공업용수로나 쓰일 법한 4등급 이상이었다.

물금취수장의 경우 4등급 수질이 24일, 5등급 22일, 6등급 8일이었고, 매리취수장은 4등급 23일, 5등급 22일, 6등급은 4일이었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서 수질 등급 1~3등급까지만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4등급(약간 나쁨)은 ‘고도 정수 후 공업용수로 쓸 것’, 5등급(나쁨)은 ‘역삼투압법 등 특수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고 나눈다. 6등급(매우 나쁨)은 ‘용존산소가 거의 없는 오염된 물’로써 물고기가 살기 어려운 수질 분류하고 있다.

부산시는 동강 원수 취수율이 90%에 달하고 저수시설이나 대체 상수원이 사실상 없으므로 대규모 환경오염 사고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란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시와 환경부 등은 지난해 6월 경남 합천 황강 북류수, 창녕 강변여과수 등을 개발해 하루 42만t을 부산에 공급하는 취수원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 대구-구미 간 협약이 파기되는 등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박 의원은 “장기적으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단기적으로는 국비를 편성해 낙동강 녹조 대응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면서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시도 4등급 이하 물이 공급될 때 시민들에게 알려 주의를 당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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