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매출이 줄었다…꺼지지 않는 불씨 ‘SPC 불매운동’

국민일보

포켓몬빵 매출이 줄었다…꺼지지 않는 불씨 ‘SPC 불매운동’

입력 2022-11-03 06:03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SPL평택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추모 기자회견에서 SPC그룹을 규탄하며 계열사 로고가 찢기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에서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김지훈(40·가명)씨는 아침마다 착잡한 심정으로 매장을 향한다. 20대 여성 노동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SPC 불매운동’이 김씨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매출이 예년 대비 20%가량 줄었다. 그렇지만 김씨는 불매운동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김씨는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게 착잡하지만 불매운동을 마냥 원망할 수는 없다. 너무 이해가 된다”며 “가맹점주들도 충격이 크고 마음의 부담도 상당해서 본사가 성심껏 이 사안을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SPC 불매운동이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SPC그룹 실적을 견인한 SPC삼립 포켓몬빵 매출이 대형마트 기준으로 불매운동 이후 약 10% 줄었다. 지난달 15일 SPC 계열사인 SPL에서 사망사고 발생 이후 약 2주 동안 포켓몬빵 매출이 사고 직전 2주 동안에 비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한 관계자는 “포켓몬빵 덕분에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30%가량 늘었는데 사고 이후에는 신장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SPC 그룹 계열사인 SPC 삼립은 포켓몬빵 매출 덕에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2분기 매출을 기록했었다. 누적 7000만봉이 판매되며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8149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이 8000억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SPC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포켓몬빵 매출이 줄고 있다. 포켓몬빵을 포함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양산빵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의점 업계에서는 3~5%대 매출 감소가 나타났다. SPC삼립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호빵의 경우 따뜻한 날씨 때문에 유의미한 매출 집계는 나오지 않았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별 편차가 있는 것 같다”며 “빵의 경우 대체할 수 있는 매장이 많은 지역은 매출 감소가 확인되고 대체재가 없는 경우엔 유의미한 매출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PC 불매운동의 직격탄은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불매운동 이후 가맹점 평균 매출이 20~30% 줄었다.

서울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문 앞에서 서성대다가 돌아서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민망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우리는 죄가 없는데 같이 벌을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일부 기업들도 흐름에 합류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지난달 31일부터 간식 납품업체를 SPC에서 롯데제과로 변경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행사용 기념으로 준비된 SPC 케이크도 떡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SPC 제품을 대량구매한다고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안해 SPC 제품을 사는 대신 대안을 찾는 움직임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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