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덕현 연천군수] 기회발전특구 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역차별 없어야

국민일보

[기고-김덕현 연천군수] 기회발전특구 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역차별 없어야

입력 2022-11-24 23:35
김덕현 연천군수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이 11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법안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과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통합한 것이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추진된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과 관련한 정책을 통합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지방시대를 구현하기 위한 청사진이 담겨 있다.

법안을 보면 5년 단위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을 거쳐 수립하고, 매년 이행 상황을 평가하기로 했다. 기존 균형발전 및 지방분권에 관한 정책이 개별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실질적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오자 이를 통합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가장 큰 변화는 기회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다. 특별법안에는 기회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의 지정·운영에 관한 근거가 마련됐다. 성장촉진지역, 특수상황지역, 기업·대학·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의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특구를 마련해 지역의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기회발전특구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지자체와 기업 간 협의에 따라 지정·고시되는 지역이라고 명시돼 있다.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는 기업은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기회발전특구를 통해 지자체와 기업의 상생은 물론 서울 쏠림 현상을 완화해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연천군은 이번에도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서 제외될 위기에 처했다. 특별법안 어디에도 수도권이면서 접경지역인 연천군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수도권 내 인구감소지역을 제외하는 것은 특별법안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 수도권 인구감소지역도 지방 못지않게 지역 특성에 맞는 자생력 확보를 위한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특별법안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연천군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또다시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서 외면받았다. 기회발전특구가 그 어느 지역보다 절실한 연천군이지만, 명목상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기회조차 박탈당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연천군은 남북 분단 이후 70년간 최전방에서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매번 역차별을 받으며 뒷전으로 밀려왔다. 그사이 연천군의 사회간접자본(SOC)은 경기도 31개 시·군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지역경제 지표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연천군이 각종 규제로 수십 년간 개발에 부침을 겪는 사이 서울과 경기 남부지역은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연천군이 반세기 넘는 세월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희생한 대가는 역설적이게도 지역 간 격차로 돌아왔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이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지 않기 위해선 기회발전특구에 예외조항을 두어야 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수도권으로 분류되지만 수도권보다 접경지역의 성격이 더 강한 수도권내 인구감소지역인 연천군 등을 위한 예외조항을 마련해 특구에 도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연천군의 고령화 지수, 재정자립도, SOC는 비수도권 지역보다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군사시설보호법 등으로 인한 개발 제한은 연천군의 자체 성장동력 마련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별법안에 예외조항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예외조항이나 수정 없이 통과된다면 새정부의 특별법안도 기존의 정책을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번 특별법안이 연천군에 기회조차 오지 않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서울에 살든, 연천에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지방시대. 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지자체를 위한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김덕현 연천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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