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90m’ 냉천이 덮친 포항제철소, 78일만에 복구기적 만들다

국민일보

‘폭 90m’ 냉천이 덮친 포항제철소, 78일만에 복구기적 만들다

입력 2022-11-24 17:21 수정 2022-11-24 17:23
포항제철소 3고로 출선 모습. 포스코 제공

쌀쌀한 날씨에도 현장은 뜨거웠다. 제철소 정문 근처에는 나무들이 여전히 쓰러져 있고 곳곳에 석재나 목재 더미들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안쪽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열차 한 대가 바쁘게 쇳물을 나르고 있었다. 일부 생산공장에서는 설비를 가동하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

지난 23일 찾은 경북 포항제철소에서는 수해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날은 태풍 ‘힌남노’ 상륙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 피해를 입은 지 78일째였다. 가장 먼저 방문한 2제선공장의 ‘3고로’는 이미 정상 가동에 들어가 있었다. 1515도에 이르는 쇳물에서 뿜어내는 열기가 공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분당 4t의 쇳물이 쏟아져 나왔다.

고로는 철강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처음 쇳물을 뽑아내는 ‘출선’ 작업을 담당한다. 50여년간 한 번도 쉬지 않았던 3고로는 태풍 접근에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췄었다. 김진보 선강부소장은 “태풍에 대비해 경영진이 고로 가동을 중단한 게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면서 “고로 가동을 멈추지 않은 채 침수됐다면 고로 내부의 쇳물이 굳어 복구 불능 상태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 제품 생산 모습. 포스코 제공

연간 350만t의 열연 강판을 생산하는 1열연공장에서는 굉음과 함께 코일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여기도 침수로 가동 중단사태를 겪었지만, 임직원들의 땀을 발판으로 한 달 만에 복구를 끝냈다. 임직원들은 모터를 하나하나 세척하고 말리기 위해 드라이기, 고추 건조기까지 빌려왔었다.

그러나,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가 모두 아문 건 아니다. 2열연공장(연간 500만t 열연 강판 생산)은 아직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공장은 힌남노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침수 수위는 성인 가슴 높이인 1.2~1.5m였다고 한다. 높이 8m에 이르는 지하실에는 여전히 토사가 쌓여 있고, 군데군데 물 웅덩이도 보였다.

포스코는 18개의 압연공장 가운데 15개를 올해 안에 복구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포항제철소 내 7개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올해 안에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재공급할 방침이다. 일부 가공 라인의 복구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포항제철소 복구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차질 없이 복구할 수 있도록) 화물연대 측에 수해복구 설비와 자재 반입·반출에 대해 양해를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포항=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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