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품격’… 2002월드컵 패배 후 “한국 축하” 재조명

국민일보

벤투 ‘품격’… 2002월드컵 패배 후 “한국 축하” 재조명

입력 2022-12-08 05:35 수정 2022-12-08 10:29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1-0으로 패배한 뒤 했던 인터뷰가 재조명 받고 있다. 벤투 감독은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다 소화했다. 그는 당시 경기에 지고도 "기회는 한국에 찾아왔다"며 한국의 승리를 축하해줬다. 유튜브 캡처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공을 세운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과거 선수 시절인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했던 인터뷰가 재조명받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모습이 멋지다” “선수 때부터 품격이 다르다”는 호평이 나온다.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을 마지막으로 계약을 종료하고 한국을 떠난다.

포르투갈은 월드컵에서 한국과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졌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은 1-0으로 포르투갈을 이겼다. 카타르월드컵에서는 한국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벤투는 2002년 6월 14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포르투갈 대표팀 선수로 뛰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다 소화했다. 그는 한국에 1-0으로 패배한 뒤 혼자 남아 인터뷰에 응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1-0으로 패배한 뒤 했던 인터뷰가 재조명 받고 있다. 벤투 감독은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다 소화했다. 그는 당시 경기에 지고도 "기회는 한국에 찾아왔다"며 한국의 승리를 축하해줬다. 유튜브 캡처

당시 인터뷰에서 포르투갈 리포터는 “벤투 선수를 격려하고 싶다. 혼자 남아 인터뷰에 응해줬다”며 “파울루, (포르투갈 축구 팀의) 꿈이 깨졌다”고 말했다.

이에 벤투는 “깨졌다. 끝났다”며 “이런 옛말이 있다. 비뚤어진 묘목은 비뚤어진 나무가 된다. 시작도 안 좋았고 끝도 안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상황이 일어났고 경기 막판에 운은 없었지만, 9명으로도 기회는 있었다”며 “하지만 게임은 무너졌고 기회는 한국에 찾아왔다”고 했다. 당시 포르투갈은 2명이 잇따라 퇴장당하면서 9명인 상태로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1-0으로 패배한 뒤 했던 인터뷰가 재조명 받고 있다. 벤투 감독은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다 소화했다. 그는 당시 경기에 지고도 "기회는 한국에 찾아왔다"며 한국의 승리를 축하해줬다. 유튜브 캡처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국과 미국을 축하해주는 일”이라며 “전반적으로 우리보다 강한 팀이었다. 이제 유로2004를 준비하면 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에 리포터는 “벤투, 고맙다. 고통에 빠진 우리에게 쉽지 않은 말”이라고 했다.

벤투 감독의 20년 전 영상에 누리꾼들은 새삼 그에게 찬사를 보냈다. 한 누리꾼은 “벤투 감독의 품성과 인격이 보인다. 존경스럽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선수 때부터 인성이 남달랐다”고 칭찬했다. “선수로는 한국 때문에 16강을 실패했고 감독으로는 한국 때문에 16강을 진출했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벤투 감독은 이번 카타르월드컵을 끝으로 한국 대표팀을 떠난다. 그는 지난 4년간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뚝심 있게 ‘빌드업’ 축구를 다져왔다.

벤투 감독은 “이미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내 결정을 말했다”며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향후 거취에 대해 선택할 예정이다.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라는 나라는 내 경력에 늘 연관이 돼 있었다. 이제 나의 사적인 인생, 기억에서도 한국은 항상 남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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