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위기’ 류삼영 “경찰국 설립, 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

국민일보

‘징계 위기’ 류삼영 “경찰국 설립, 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

자신에 대한 중징계 요구에 윗선 개입 의혹 제기
“윤희근 청장 스스로 내린 결정 아닐 것” 주장

입력 2022-12-08 15:43 수정 2022-12-08 15:55
류삼영 총경이 8일 중앙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류 총경은 경찰국 신설 여론 수렴을 위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추진했다. 연합뉴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지난 7월 전국 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다가 징계 위기에 처한 류삼영 총경이 경찰국 설치와 이태원 참사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을 향한 중징계 요구가 ‘징계권 남용’이라고 반발하며 대통령실 등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류 총경은 8일 오후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하기 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0월 29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경찰이 책임을 다하지 못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해 경찰의 한 명으로서 명복을 빈다. 유족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경찰국 설립은 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라며 “경찰국 설치로 경찰의 관심이 국민의 안전보다 경호·경비로 집중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태원에 경력 배치를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징계와 경찰국 설치, 이태원 참사가 각각이 아니다. 직접적이진 않겠지만 경찰국 설치와 동시에 경찰이 그동안 잘해오던 안전 시스템을 잃어버려 참사가 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류 총경은 “경찰국을 설치하면 국민을 향하던 경찰의 관심이 인사권과 통제권을 확보한 권력을 향하게 돼 국민의 안전을 등한시할 소지가 많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며 “경찰국과 경찰 지휘 규칙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삼영 총경이 8일 중앙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자신의 징계에 반대하는 경찰관들의 탄원서를 받고 있다. 류 총경은 경찰국 신설 여론 수렴을 위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추진했다. 연합뉴스

류 총경은 또 “대부분의 경찰이 제 징계를 반대하고 국가인권위원장과 경찰청 인권위원회도 우려를 표했다”며 “국민 과반수가 경찰국을 반대하는 여론조사를 볼 때 저에 대한 징계는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에서 경징계 권고를 했음에도 (윤희근 경찰청장이) 중징계를 요구한 것은 더더욱 부당하다”며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비례의 원칙을 현저히 벗어난 징계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찰청장은 시민감찰위원회 징계 권고를 최대한 수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데도 중징계를 요구했다”며 “자기 눈을 찌르는 결정인데 (윤 청장) 본인 스스로 내린 결정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용산 대통령실의 결정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부정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는 지 묻자 “노코멘트”라고만 했다.

류 총경은 울산중부경찰서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7월 23일 경찰국에 반대하는 총경 54명이 참석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 그는 당시 경찰청장 직무대행이던 윤희근 경찰청 차장의 해산 지시가 있었지만 이에 불복하고 회의를 계속했다. 경찰청은 그를 즉각 대기발령 조치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는 9월 류 총경에 대해 경징계를 권고했다. 하지만 윤희근 경찰청장은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위원회에 요구했다.

경찰 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견책 같은 경징계로 분류된다. 경찰청장은 경찰공무원의 징계와 관련해 위원회에 중징계와 경징계 중 하나를 지정해 요구해야 한다.

이날 경찰청 앞에서는 류 총경의 징계를 반대하는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소속 경찰들의 1인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이들은 류 총경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경찰 약 800명의 탄원서를 징계위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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