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다치셨나”… 눈길 넘어진 기사에 ‘훈훈’ 쪽지 [아살세]

국민일보

“안 다치셨나”… 눈길 넘어진 기사에 ‘훈훈’ 쪽지 [아살세]

입력 2022-12-21 04:39 수정 2022-12-21 09:48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피자 배달기사가 눈길에 미끄러져 늦게 도착했는데, 고객이 “다치지 않았나요”라고 염려하는 쪽지와 함께 선물을 건넸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19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살만한 세상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어제 배달 나간 기사한테 전화가 왔다”며 “아파트 단지에서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졌단다. 몸은 안 다쳤냐고 물어봤더니 아파트 안이라 (오토바이를) 세게 안 달려서 안 다쳤다. 그런데 피자가 다 망가졌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놀란 A씨는 고객에게 전화해 “죄송하다. 기사가 아파트 안에서 넘어져 피자가 망가져서 다시 만들어 보내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고객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기사님은 괜찮나요?”였습니다. 이 고객은 “천천히 오세요”라고 배려가 담긴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이 고객의 ‘훈훈함’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배달기사가 뒤늦게 도착한 고객의 집 문 앞에는 노란색 쪽지가 하나 붙어 있었습니다. 함께 걸린 종이쇼핑백에는 기력을 보충할 수 있는 음료도 여럿 담겨 있었습니다.

쪽지에는 가지런한 글씨로 ‘기사님! 앞에서 넘어지셨다고 들었어요. 안 다치셨나요? 혹시 벨 안 누르고 가실까 봐 문에 걸어둡니다. 추운 날 안전운행하세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배려가 담긴 문장들이었습니다.

A씨는 “20년 일하면서 이런 분은 처음 본다”며 “삭막하기만 한 세상인 줄 알았는데 이런 분 만나니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란 생각이 든다”고 감동 받은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저렇게 문 앞에 걸어두시고 기사가 가니 나오셔서 토닥여주셨다고 한다. 기사도 넘어졌지만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며 “어제 엄청 추웠는데 저도 일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사연을 전했습니다.

이를 전해 들은 이들은 덩달아 감격했습니다. 해당 커뮤니티 회원들은 “훈훈하다” “아직 살만한 세상” “나도 저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장사하면서 힘든 점도 물론 있지만 좋은 손님들도 많이 만나는 것 같다” “세상 모든 고객이 저런 따뜻한 고객이면 좋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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