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에게 가르쳐야 할 필수 교육 ‘이것’ [개st상식]

국민일보

반려견에게 가르쳐야 할 필수 교육 ‘이것’ [개st상식]

입력 2022-12-25 00:04
이동장은 동물의 정서 안정 및 이사, 동물병원 내원 등 유사시에 유용하게 쓰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견주들에게 이동장 교육을 틈틈이 해둘 것을 권장한다.

동물들은 낯선 사람이 등장하거나 큰 소음이 발생하면 좁고 밀폐된 장소에 몸을 숨깁니다. 은밀한 공간에 숨어 상황을 파악하면서 스스로 진정하려는 행동이죠. 이러한 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반려인들이 종종 활용하는 게 상자나 이동장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반려견에게 이동장 사용법을 가르칠 것을 권고합니다. 반려견은 보호자와 함께 식당이나 동물병원, 관광지 같은 새로운 곳에 갈 일이 많은 만큼 이동장을 활용하면 안전하게 외출할 수 있습니다. 또 학대를 경험한 개는 이동장을 제공하면 훨씬 빠르게 입양처에 적응하므로 유기견 입양을 고민하는 분에게 이동장 교육은 필수입니다. 영국 왕립 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와 미국애견연맹(AKC)이 제시하는 이동장 교육법과 그 효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세상 밖으로 향하는 출발점, 이동장 교육

이동장은 개나 고양이를 싣고 나를 수 있도록 손잡이가 달린 상자입니다. 크기가 매우 다양한데 반려견이 간식을 먹고 엎드려 쉴 수 있도록 공간이 넉넉한 것을 골라야 합니다.

이동장 교육은 3단계로 진행됩니다. 먼저 반려견이 이동장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돕고, 다음은 이동장에서 휴식을 취하게 하고, 마지막으로 이동장 안에서 3시간 이상 지내는 법을 가르치는 겁니다. 개가 이동장에 들어가면 좋아하는 간식 혹은 장난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교육은 진행됩니다. 이동장 문을 열어주며 ‘하우스’ ‘들어가’ 등 구령을 붙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씹어먹는 개껌 혹은 간식을 꺼내기 어려운 노즈워크 장난감 등을 제공하며 이동장에 머무는 시간을 10분, 30분, 1시간씩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개는 이동장 안에서 간식을 먹거나 잠을 자는 등 점점 긴장을 풀 겁니다.

사진 속 개에게 이동장은 다소 작다. 이동장을 고를 때에는 개가 충분히 앉거나 엎드리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너비인지 확인해야 한다.

개가 이동장에 30분씩 머무를 수 있다면 이동장 문을 닫고 1시간 이상 기다리는 연습을 해봅니다. 개가 처벌받는다고 느끼지 않도록 이동장에 들어가고 나올 때 간식을 제공해야 합니다. 대기 가능 시간이 1시간을 넘으면 개를 이동장에 담은 상태로 식당을 가거나 장시간 차량에 탈 수도 있게 됩니다.

교육 시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첫 교육부터 이동장 안쪽에 푹신한 수건이나 쿠션을 깔아주는 건 좋지 않습니다. 동물들은 의외로 딱딱한 표면 위에서 휴식하기를 좋아하며, 푹신한 것은 장난감이나 배변 패드로 오인해 물어뜯거나 소변을 보는데 사용할 위험성이 있죠. 따라서 이동장 안에는 아무 것도 두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첫 교육 때는 대다수 개가 이동장에 들어가기를 무서워할 겁니다. 어둡고 좁은 이동장이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인데요. 이럴 때는 천장을 분리하고 밑바닥만 남은 상태의 이동장으로 먼저 교육하면 됩니다. 개방된 이동장에 익숙해지면 천장을 결합한 이동장에도 금방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동장의 다양한 활용

이동장 교육을 마쳤다면 개는 다양한 장소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동물병원에 가고 가족과 외식을 하거나 장기간 여행도 소화할 수 있죠. 이동장 교육을 하지 않으면 일정 내내 개를 품에 안고 있거나 산책줄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데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겁니다.

자동차나 비행기로 인한 개의 스트레스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동장 안에 웅크리고 있으면 개가 답답해할 것 같지만 울퉁불퉁한 카시트 위에서 몸이 휘청거리는 것보다 개에게 훨씬 안정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반려동물에게 진정제를 투약하는 보호자도 있지만 이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미국 수의사협회는 진정제 투약은 동물의 심장 및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피하라라고 권고합니다. 이럴 때는 이동장을 쓰는 게 바람직합니다.

해외 출국을 앞둔 개라면 최소한 비행기 탑승 1~2개월 전부터 꾸준히 이동장 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

이동장은 개의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개들은 의외로 초인종이나 공사장에서 나는 소리 같은 생활 소음에 예민한 편인데 스스로 이동장에 들어가 불안감을 달랩니다. 따라서 이동장을 이용하면 반려견의 잔 짖음과 경계성 행동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특히 방치나 학대 등을 경험한 반려견은 사람을 보면 방어적 공격성이나 회피 성향을 보이는데요. 이런 개는 사람과 교감을 강제하지 말고, 안전한 휴게실로 쓰도록 이동장을 제공하는 게 좋습니다. 출산, 수술 등을 마치고 예민해진 성견에게도 이동장은 좋은 휴식공간이 됩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