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이 우는 아기 죄송”… 이웃 “반가운 소리” [아살세]

국민일보

“밤낮없이 우는 아기 죄송”… 이웃 “반가운 소리” [아살세]

입력 2023-01-03 06:49 수정 2023-01-03 10:04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A씨가 밤낮없이 아기가 우는 탓에 이웃에 피해를 줄까 염려돼 편지와 함께 선물을 전달했다가 오히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을 겪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MBC 화면 캡처

갓 태어난 아기가 밤낮없이 우는 탓에 이웃집에 사과 편지와 함께 선물을 보냈더니 “아기 울음소리는 반가운 소리”라며 오히려 “아기한테 방해 안 되게 더 조심하겠다”고 화답해왔다는 코끝 찡해지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A씨는 최근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을 하나 겪었습니다. 태명을 ‘복숭이’로 지은 아기가 밤낮없이 울면서 이웃에 피해가 생길까 염려돼 한 작은 행동에 이웃들이 더 큰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해온 겁니다. 착한 일을 심자 착한 일이 열매로 돌아온 것이죠.

A씨는 2일 방송된 MBC 인터뷰에서 “옆집도 딸이 아기를 낳아서 며칠 와 있었는데, 그때도 아기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 그래서 ‘아, 아기 낳아서 오면 우리도 저렇겠구나’(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복숭이는 잘 먹고 잘 잤지만 늦은 밤마다 울었습니다. 이웃들이 곤히 잠들었을 시간대였습니다. 오래된 아파트라 평소에도 옆집 소리가 고스란히 들릴 정도로 방음이 잘 되지 않았고, A씨의 걱정은 날마다 커졌습니다.

A씨가 이웃에 보낸 편지. MBC 화면 캡처

A씨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는데 새벽에 일을 많이 나간다”며 “(아기가) 하루종일 울고 있어 너무 신경이 쓰였다”고 했습니다. 고민 끝에 A씨는 아래와 같이 쓴 편지와 선물을 이웃집 앞에 놔뒀습니다.

안녕하세요.
옆집이에요.
신생아가 밤낮이 바뀌어서 밤마다 울어요.
저녁마다 시끄럽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조금만 참아주시면 금방 키울게요.

이웃이 A씨에 보내온 편지. MBC 화면 캡처

이후 A씨 호실 문 앞에 선물과 함께 답장이 돌아왔습니다. 윗집에 사는 이웃은 “지금 아기 울음소리는 반가운 소리”라며 “얘기해줘서 고맙고, 건강하게 잘 키우라”는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오히려 “아기한테 방해 안 되게 더 조심하겠다”는 배려 가득한 말이 적혀 있었죠.

반갑습니다.
지금 애기 울음 소리는 반가운 소리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선물을 돌려 드리는 게 경우는 아닌 줄 알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게 좋겠습니다.
제가 좀 늦게 들어왔습니다.
다시 한번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저도 애기한테 방해 안 되게 좀 더 조심하겠습니다.
얘기해줘서 고맙습니다.
건강하게 잘 키우세요.
기도드리겠습니다.

MBC 화면 캡처

옆집에서는 아기 내복을 선물해왔습니다. 아랫집 이웃은 직접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합니다. 이번 일로 A씨는 이웃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세상이 많이 흉흉하고 이상한 일들도 많이 일어나는데, 아직 따뜻한 사람들이 많고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다”며 “따뜻한 정을 많이 나누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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