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혈액형 A+’ 스티커 효과는?… 응급간호사 “소용없다”

국민일보

‘아이 혈액형 A+’ 스티커 효과는?… 응급간호사 “소용없다”

입력 2023-01-27 05:18 수정 2023-01-27 05:19
차량 뒷유리에 '위급상황시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라는 글귀와 함께 자녀의 혈액형을 밝힌 스티커가 붙어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차량 뒷유리에 아이의 혈액형이 적힌 스티커를 붙여놓더라도 실제 교통사고 등 위급상황이 벌어졌을 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료기관이 실제 혈액형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수혈했다가 잘못된 정보로 드러날 경우 책임 소재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차 뒤에 <우리 아이 혈액형은 A+입니다> 이런 스티커가 사고 나서 긴급 수혈할 때 도움이 되나요?’란 제목으로 한 간호사 출신 유튜버가 설명한 내용이 올라왔다.

대학병원 14년 경력 응급전문간호사 출신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 ‘옆집간호사 구슬언니’를 통해 차 뒷유리에 붙이는 혈액형 스티커에 대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튜브 '옆집간호사 구슬언니' 화면 캡처

대학병원 14년 경력 응급전문간호사 출신의 유튜버 A씨는 자신의 채널인 ‘옆집간호사 구슬언니’를 통해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그는 “그 스티커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우리 아이가 타고 있어요’ 스티커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구슬언니는 “사고가 났을 때 구급대원이 환자를 이송해오는데 구급대원이 그 스티커를 볼 새가 없다”며 “만약 구급대원이 해당 스티커를 보더라도 응급실에 와서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말해주는 구급대원이 있다고 한들 병원에서는 믿을 수가 없다”며 “구급대원이 ‘차 뒤에 (아이 혈액형이) A+라고 한다. 수혈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대로 수혈을 하냐. 그러다 잘못되면 어떡하나”고 반문했다.

대학병원 14년 경력 응급전문간호사 출신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 ‘옆집간호사 구슬언니’를 통해 차 뒷유리에 붙이는 혈액형 스티커에 대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튜브 '옆집간호사 구슬언니' 화면 캡처

그러면서 “환자 본인이 온전한 정신으로 ‘A형입니다’라고 말해도 그대로 수혈하지 않는다. 무조건 검사를 한다”고 했다.

구슬언니는 “스티커가 상술이었네”란 구독자의 말에 “그렇다. 상술 맞다”고 답했다. 방송을 본 다른 간호사 누리꾼도 “맞는 말이다. 아무리 응급 수혈이 필요해도 검사를 재촉하지, 그런 정보로 수혈에 바로 들어가진 않는다”고 동의했다.

한 누리꾼은 “심지어 자기 혈액형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스티커 보고 수혈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호응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사고 난 차에 타고 있던 아이가 그 집 아이가 아닐 수도 있는데 그런 스티커를 믿겠나” “지인이 소방관이라 물어봤더니 아무 쓸모 없다고 하더라” “검사 안 하고 스티커 믿고 수혈했다가 사고 나면 누가 책임 질 거냐”고 반응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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