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갓난아기 버린 20대 징역 4년…꺼내 돌본 친구 무죄

국민일보

변기에 갓난아기 버린 20대 징역 4년…꺼내 돌본 친구 무죄

입력 2023-01-27 16:06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고 차가운 변기에 방치해 살해하려던 20대 친모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변기에서 아기를 꺼내 돌본 친구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상오)는 27일 영아살해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21)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친구 B씨(21)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11일 자신의 원룸 화장실에서 남자 아기를 낳은 뒤, 변기에 있는 상태로 방치한 채 변기 뚜껑을 덮고 집을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친부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이유로 낙태를 계획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 35주차쯤 불법 약물을 통해 낙태를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친구 B씨는 범행 당일 A씨 집을 찾았다가 변기에 있는 아기를 발견하고 온수로 간단히 씻긴 뒤 대구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B씨는 저체온 상태의 아기를 살리기 위해 담요로 아기를 싼 뒤 전기장판 위에 올려뒀다.

숟가락으로 물을 주고 계속 체온을 재면서 아기를 돌봤지만, 영양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기는 다음날 새벽 저체온증과 영양결핍으로 사망했다.

재판부는 “A씨는 낙태약을 먹고 아기가 죽었어야 했다는 마음을 가졌고, 태어난 아기를 변기에 넣고 뚜껑을 닫아 사망하케 하고자 했다”며 “이는 살인이며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방치한 것이다. 새 생명은 무참히 안타깝게 사망했다”고 질타했다.

B씨에 대해서는 “끝까지 아기를 살려보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아기를 돌보는 것이 처음인 데다 친구로서 친모를 넘어서는 보호조치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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