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재명 ‘내의 사입은 인연뿐’ 발언에 배신감”

국민일보

“김성태, 이재명 ‘내의 사입은 인연뿐’ 발언에 배신감”

입력 2023-02-03 07:13 수정 2023-02-03 07:42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왼쪽 사진)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뉴시스, 유튜브 영상 캡처

당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검찰에서 연일 대북 송금 관련 진술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그 심경 변화를 이끈 배경에는 ‘쌍방울과의 인연은 내의를 사입은 것밖에 없다’는 이 대표 발언이 있었다는 전언이 나왔다.

김 전 회장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의혹을 부인하는 것을 넘어 ‘내의밖에 몰랐다’는 식으로 얘기해 (김 전 회장의) 감정이 상했다”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감옥에서 과거 형제라고 불렀던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느낀 뒤 진술을 번복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2일 MBN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검찰이 제시한 자금 거래 내역과 참고인 진술 등의 자료를 본 뒤 김 전 회장이 계속해서 범행을 부인하긴 어려웠다”고도 전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성태라는 분의 얼굴도 본 적이 없다.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왜, 어떤 방법으로 줬다는 건지 아무것도 없다. 나도 모른다. 어처구니가 없다”며 김 전 회장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쌍방울과의)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는 농담도 던졌다.

지난달 1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MBN 보도화면 캡처

김 전 회장 역시 지난달 15일 KBS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만한 이유도 없다”며 “이재명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7일 인천공항 귀국길에 취재진을 만나서도 “이 대표를 전혀 모른다” “변호사비가 이 대표에게 흘러간 게 없다”며 재차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구속된 이후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 대표 관련 진술을 연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해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약 100억원)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최근 검찰에 진술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검찰에 “북측 인사들에게 50만 달러를 추가로 건넸다”고도 말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그는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송명철 북한 조선아태평화조선아태평화위(조선아태위) 부실장 등 북측 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500만 달러를 건넨 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고, 이 대표가 자신에게 (대북 송금에 대해) “고맙다”고 했다고 검찰에 밝혔다.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공항사진기자단

이 대표는 자신의 방북을 위해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300만 달러를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2일 국회에서 기자들이 ‘방북 자금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보 평화부지사에게 보고 받은 적 없냐’고 묻자 “소설 가지고 자꾸 그러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여권의 공세는 거세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재명 대표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검은 커넥션이 고구마 줄기처럼 엮여져 나오고 있다”며 “사실에 입각한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준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라고 받아쳤다.

이어 “이 대표가 쌍방울 팬티를 입었다는 이유로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해 자기 돈 300만 달러를 지불했겠느냐”며 “사채업까지 한 장사꾼 김 전 회장이 자신과 임직원의 구속을 무릅쓰고 알지도 못하는 이 대표를 위해 총 800만 달러를 김정은에게 상납했다는 것은 세 살 난 아이도 웃을 이야기”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북 송금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이 대표 최측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자신에게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회장이 북한에 돈을 보낸 증거와 당사자들의 진술이 검찰에 확보돼 있다”며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도 이 대표는 아마 자기는 몰랐다고 잡아뗄 게 분명하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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