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무너져 차에서 지내는 사람이 많아요. 옷과 음식이 필요해요”

국민일보

“집이 무너져 차에서 지내는 사람이 많아요. 옷과 음식이 필요해요”

튀르키예 지진으로 무너진 안디옥개신교회…이 교회 섬기는 박희정 선교사 인터뷰

입력 2023-02-08 10:40 수정 2023-02-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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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정 선교사가 보내온 튀르키예 안타키아 사진. 지진으로 많은 건물들이 붕괴돼 있다. 박희정 선교사 제공


“집이 무너진 탓에 다들 머물 곳이 없어요. 차에서 지내는 사람도 많아요. 첫날은 너무 춥고 배가 고팠어요. 온종일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거든요.”

박희정(44‧여) 선교사는 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튀르키예 지진 피해 상황을 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박 선교사는 남편 장성호(47) 선교사와 함께 튀르키예 동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 세워진 안디옥개신교회를 섬기고 있다. 이 교회는 지난 6일(현지시간) 발생한 강진으로 처참히 무너진 상태다.

박 선교사는 지진이 발생한 새벽에 가족들과 함께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당시 거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곳곳이 폐허로 변해버린 상태였다. 남편과 함께 섬기던 안디옥개신교회는 완전히 붕괴돼 있었다. 박 선교사와 그의 가족들은 교회 인근 호텔 로비로 몸을 피했다가 여진이 느껴지면 호텔 밖으로 다시 뛰쳐나오길 반복했다. 거리에는 장작불을 피워 추위를 견디는 이도 많았다.

박 선교사는 “잠옷 차림으로 피신한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루아침에 이재민이 돼버린 현지 사람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설명했다. 그것은 바로 옷과 음식, 보금자리였다.

“옷은 없고 날씨는 추우니 다들 힘들어하고 있어요. 체온을 관리할 수 있는 모포 등이 필요해요. 음식도 문제예요. 튀르키예 정부에서는 지진 피해 지역에 식료품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그걸 체감할 수 없었어요. 임시로 묵을 수 있는 숙소도 필요한 상황이에요.”

박희정 선교사가 남편 장성호 선교사와 함께 섬긴 안디옥개신교회. 이 교회는 지진으로 완전히 붕괴됐다고 한다. 박희정 선교사 제공


박 선교사 부부가 섬기는 안디옥개신교회는 광림교회(김정석 목사)가 현지에 있던 은행 건물을 매입해 봉헌한 교회다. 건물은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림교회가 이 교회에 박 선교사 부부를 파송한 것은 2007년 2월이었다. 이들은 자녀 3명과 함께 이곳에 보금자리를 만들었고 그간 현지인들을 상대로 복음을 전했다. 지난해 9월에는 박 선교사의 부모님도 튀르키예로 왔다. 현재 안디옥개신교회 출석 성도는 30~40명 정도다.

“부모님은 저희를 도와주려고 튀르키예로 오셔서 함께 살게 됐어요. 아이들은 지진으로 큰 충격을 받진 않았어요. 하지만 어머니께서 많이 힘들어하고 계세요. 지진이 나고 첫날은 아예 씻을 수가 없었는데 어머니께서 그때 눈물을 보이시더라고요. 빨리 한국으로 보내드리고 싶어요.”

박 선교사 부부는 지진 발생 당일 오전에 안타키아에서 자동차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메르신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부부는 김정석 목사를 비롯해 광림교회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당초 6일 안타키아에서 6·25 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해 튀르키예 참전용사 위로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다.

김 목사는 박 선교사 부부에게 안타키아 주민들과 교인들을 위해 써 달라며 긴급 지원금을 전달했다. 광림교회는 추후에 이른바 ‘신속대응팀’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박 선교사 부부의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진이 발생한 직후 이들 부부에게 긴급 구호금 3만 달러를 지급하기도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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