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가스라이팅 살해’, 무기징역→35년 감형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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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 가스라이팅 살해’, 무기징역→35년 감형 이유

수면제 탄 음료 먹인 후 목 졸라 살해
“교화 가능성 전혀 없다 단정하기 어려워”

입력 2023-02-08 16:58
국민일보DB

‘동거녀 수면제 살인 사건’을 저질러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형법상 사형 다음의 극형인 무기징역을 선고하려면 교화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확인돼야 하나 이 남성에게는 교화 여지가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백강진)는 8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4)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또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을 믿고 의지하던 피해자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았다”며 “유족들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의 충격과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유족에게 적극적으로 용서를 구하거나 참회하지 않았다”며 “또 유족이 피고인을 사회와 영구적으로 격리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1심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원심의 무기징역 조치는 과중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형법상 무기징역은 사형 다음의 극형”이라며 “무기징역을 선고하려면 사회와의 영구적인 격리가 정당하다는 사유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협조한 점, 사이코패스 진단평가 점수가 낮은 점 등을 종합하면 교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18일 전북 완주군 자택에서 동거녀 B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후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보살’이라는 제3의 영적인 인물을 내세워 B씨를 정신적으로 지배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자신이 다른 인물인 척 B씨에게 ‘A씨와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운이 닥친다’는 식으로 연락했는데, 이후 B씨와 다툼이 잦아지자 B씨를 살해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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