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기 맞아 다시 살아나는 이어령… 육필원고, 책상 등 선보인 특별전 개막

국민일보

1주기 맞아 다시 살아나는 이어령… 육필원고, 책상 등 선보인 특별전 개막

출판계도 전집, 추모집, 대화록 등 쏟아내

입력 2023-02-24 14:05 수정 2023-02-24 14:23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개막한 고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시 '이어령의 서'에서 관람객들이 육필원고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세상을 떠난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의 1주기를 맞아 추모 특별전이 열린다. 전집, 추모집, 대화록 등 고인의 책들도 쏟아지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영인문학관은 24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고 이어령 1주기 추모 특별전 ‘이어령의 서(序)’를 개막했다.

전시는 ‘침묵의 복도’로 시작해 ‘굿나잇 이어령’으로 끝난다. 좁고 고요한 ‘침묵의 복도’를 통과하면 ‘창조의 서재’가 나온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고인의 유품들을 만날 수 있다. ‘문화부장관 이어령’이라고 한문으로 적힌 오래된 명패가 먼저 눈에 띄고, 손때 묻은 가죽가방, 지갑, 명함, 그리고 트레이드 마크인 안경 등을 볼 수 있다. 마지막 저서인 ‘눈물 한 방울’을 썼던 책상도 재현해 놓았다. 책상 위에는 연필꽂이와 필기구, 동전통, 200자 원고지에 세로로 쓴 육필원고 등이 놓였다.

이어지는 ‘말의 힘, 글의 힘, 책의 힘’ 코너에는 어린이책 66권을 포함해 고인의 저서 185권 전체를 보여준다. 1959년에 출간한 평론집 ‘저항의 문학’(1959년), 1960년대의 베스트셀러였던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3년), 일본어로 쓴 독창적 일본론 ‘축소지향의 일본인’(1982년) 등 대표 저서 5권의 초판본도 전시했다.

이밖에도 손자와 노는 모습 등 고인의 일상을 담은 영상으로 구성한 ‘이어령과 조우하다’, 그의 긴 이력서로 벽면 전체를 채운 ‘무한의 길’, 고인의 얼굴로 만든 미디어 아트 작품을 보고 메시지도 남길 수 있는 ‘굿나잇 이어령’까지 총 6개의 코너가 마련됐다. 전시는 4월 23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개막식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 문체부의 슬로건을 ‘문화매력국가’로 설정했다”며 “여기에는 이어령 선생이 주신 아이디어와 지혜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린 고 이어령 1주기 추모식에서 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장관의 부인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은 이날 전시를 둘러본 후 “전시회 제목으로 시작을 의미하는 ‘서’를 붙인 게 감동적”이라며 “이어령 선생이 무덤에서 나와 새로 삶을 시작하는 길을 열어주셨다”고 말했다.

강 관장은 또 남편에 대해 “우선은 친구였고 오랫동안 남편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을 드리고 싶은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전 장관의 가장 빛나던 순간으로는 “‘저항의 문학’을 쓰실 때”라고 말했다. “1950년대에는 문학평론집이란 게 거의 없었다. 평론 분야 자체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런 속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평론집을 처음 썼다. 그것도 20대의 나이에.”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6월 영인문학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어령 자료의 디지털 아카이빙을 지원해왔다. 이 전 장관의 저서와 육필원고, 사진, 영상 등 1만789건 5만3141면의 디지털화를 지원했고, 그중 일부를 ‘우리 시대의 거인 이어령’이라는 제목으로 이날부터 도서관 누리집에서 공개한다.

21세기북스 출판사가 펴낸 총 24권 분량의 '이어령 전집.' 21세기북스 제공

1주기를 맞아 출판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21세기북스 출판사는 24권으로 구성된 ‘이어령 전집’을 출간했다. 문학사상사가 2006년 완간한 ‘이어령 라이브러리’ 전집 시리즈를 정본으로 당시 빠졌던 ‘공간의 기호학’(문학평론), ‘문화코드’(문화비평) 등 3개 작품을 추가했다.

21세기북스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화가 이우환, 시인 고은, 신현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오구라 기조 교토대 교수 등 71명의 회고담을 묶은 이어령 추모 문집 ‘신명의 꽃으로 돌아오소서’도 출간했다.

열림원 출판사는 ‘당신, 크리스천 맞아?’를 내놓았다. 지난해 1월 펴낸 ‘메멘토 모리’에 이은 두 번째 이어령 대화록이다. 전작이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라면, 새 책은 세례를 받고 믿음의 길로 들어서기까지의 과정과 신앙인으로서 변화된 삶에 대해 얘기한다.

20만부 이상 판매된 김지수 기자의 인터뷰집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고인의 유고집 ‘눈물 한 방울’은 특별판을 선보였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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