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사원 앞에 액체 뿌려…‘무슬림 혐오’ 돼지기름? [영상]

국민일보

이슬람사원 앞에 액체 뿌려…‘무슬림 혐오’ 돼지기름? [영상]

대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 지속
골목길에 돼지기름 추정 액체 뿌리는 모습 포착

입력 2023-03-09 09:51 수정 2023-03-09 13:33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미디어 대표가 8일 공개한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현장 CCTV 영상. 두 명의 남성이 골목길에 불명의 액체를 뿌리고 있다. 페이스북

이슬람사원 건립을 두고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과 무슬림 측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원 공사장 앞 골목길에 돼지기름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뿌려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무슬림커뮤니티 미디어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밤 어떤 사람들이 우리 사원 골목에 쓰레기(아마 돼지 지방)를 버렸다”며 사진과 CCTV 영상을 올렸다.

전날 오후 7시30분쯤 찍힌 CCTV 영상엔 누군가 냄비로 액체를 골목길 바닥에 20초가량 여러 차례 흩뿌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 다른 1명이 우산으로 얼굴을 가려주는 듯한 행동을 취하며 주위를 살피는 듯한 모습도 담겼다. 이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골목길에서 사라졌다.


페이스북 영상 캡처

해당 CCTV 영상이 찍힌 다음 날 사원 앞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물질이 2m가량에 흩뿌려져 있었다.

현장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라드(돼지 지방) 같아 보인다. 우리 집이 옛날에 중국 음식점을 했는데 그때 맡은 라드랑 같은 냄새”라고 말했다. 이슬람 문화에서 돼지는 부정한 동물로 취급돼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건축주 측은 “(뿌려진 물질의) 냄새, 그리고 사원 앞에 돼지머리가 등장했던 것을 미뤄봤을 때 동물성 기름으로 추측된다”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고 추후 경찰에도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현장에 뿌려진 돼지기름 추정 액체. 페이스북

무슬림 측은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두고 2021년부터 인근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갈등은 2020년 9월 대구 북구가 주택밀집지역에 지상 2층, 연면적 245.14㎡짜리 이슬람사원 건축을 허가했으나 이후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주민 반대에 부딪힌 대구 북구청이 공사 중지를 통보했지만 지난해 9월 대법원이 ‘사원 건립 공사가 적법하다’는 판결로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화가 난 주민들은 지난달 공사장 인근에서 돼지고기 수육을 먹는 행사를 열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 2일 오후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공사장 앞에서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돼지고기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먹는 행사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동절기 중단됐던 이슬람 사원 공사는 이달 중 재개될 예정이다. 현재 준공률은 70% 정도다.

이슬람 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비대위 소속 주민이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 파악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 뿌려진 오물을 수거해 범행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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