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학생들은 반발하는데…中관광객은 교복 체험 열풍?

국민일보

태국 학생들은 반발하는데…中관광객은 교복 체험 열풍?

입력 2023-03-19 07:05 수정 2023-03-19 07:05
중국 배우 쥐징이가 태국 교복을 입은 모습을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올렸다. 쥐징이 웨이보 캡처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태국 교복 체험이 유행하며, 이를 두고 태국 현지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걸그룹 SNH48 출신 배우 쥐징이가 지난달 자신의 웨이보에 태국 교복을 입은 모습을 올리며 태국 언론과 누리꾼의 관심이 쏠렸다.

중국 전문가이자 중국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아이종(Ai Zhong)’을 운영하는 파곤씨는 이에 대해 “교복 체험 유행은 중국인들이 지난 10년 동안 태국 미디어에 노출된 결과”라면서 “2012년 10월 말 온라인에서 ‘태국 교복’이 가장 많이 검색됐는데,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코미디 영화 ‘로스트 인 타일랜드(Lost in Thailand)’가 상영됐던 때”라고 분석했다.

천재 고등학생의 컨닝을 소재로 한 태국 영화 '배드 지니어스'의 한 장면이다. 배드지니어스 스틸컷

이뿐 아니라 2017년에도 천재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태국 영화 ‘배드 지니어스(Bad Genius)’가 중국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러브 오브 시암’ ‘퍼스트 러브’ 등 여러 태국 영화에 교복을 입은 배우들이 등장해 중국 팬들 사이에 인기를 얻었다.

파곤씨는 태국 교복이 주로 운동복 형태인 중국 교복과 달리 블라우스와 치마 등으로 이뤄진 점도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봤다. 중국에서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정도가 교복을 입는 반면 태국은 대학생들까지 교복을 입는다.

10년 전부터 인기였던 태국 교복이 다시 눈길을 끄는 건 코로나19로 끊겼던 중국 관광객이 다시 태국을 찾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태국 관광청과 교육부는 이런 상황에서 ‘태국 교복 체험’이 관광산업 회복 흐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 학생들이 교복 의무 착용에 반대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교육부에 교복을 반납하는 모습이다. 배드 스튜던트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누리꾼들 사이에선 태국 학생들은 반대하는 교복에 대해 중국 관광객들이 열광하는 현실이 모순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태국 학생들은 의무적인 교복에 반발하며 2020년부터 배드 스튜던트(Bad Students)운동을 벌여왔다. 이 운동에 참여했던 학생 중 한 명인 안나는 “교복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강제로 입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태국 명문대로 꼽히는 쭐랄롱꼰대와 탐마삿대 학생들도 교복 반대운동에 나선 바 있다.

교복 코스프레가 아닌 진짜 교복을 외국인 관광객이 입는 건 태국 법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태국기초교육위원회와 법조계 등은 “학교 이름이나 로고가 있는 교복을 입는 경우 해당 학교에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면서 “교복법을 위반하면 최대 1000바트(약 3만8000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혜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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