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리뷰 믿지 마세요, 8할은 거짓말” 강남 홍보맨 고백

국민일보

“성형 리뷰 믿지 마세요, 8할은 거짓말” 강남 홍보맨 고백

“홍보대행사 통해 허위 리뷰 생산”
건당 5만원에 전후 ‘사진+후기’
수차례 단속에도 성행…“모니터링 부실”

입력 2023-03-20 18:55 수정 2023-03-20 19:06

“성형수술 리뷰 믿지 마세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홍보업무를 맡았던 A씨는 20일 “성형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리뷰들은 거의 조작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지난해 개업한 성형외과에서 6개월가량 일했다. 그의 주요 업무는 ‘강남언니’ ‘바비톡’ 등 성형 커뮤니티에 허위 리뷰(수술 후기)를 올리는 일이었다. 그는 “홍보대행업체 B사의 권유로 리뷰 작업을 시작했는데, 대행사에 한 건당 5만원을 내면 수술 전후 사진이 포함된 후기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의뢰를 받은 B사는 특정 부위가 담긴 조작된 사진과 함께 가상의 인물이 실제 수술을 받은 것처럼 커뮤니티에 후기를 남겼다. 이 대행사는 ‘한 번도 허위 광고 단속에 걸려본 적 없는 전문가’라고 선전했다고 한다.

해당 성형외과는 B사에 월 1000만~2000만원의 홍보 비용을 지불했다. 이런 후기를 보고 오는 환자가 전체 방문자의 80%는 된다는 게 A씨 설명이다. 그는 “다른 프랜차이즈 성형외과에서 10여년 간 일한 병원 원장도 허위 광고로 ‘입소문’을 내야 손님이 온다고 생각했다”며 “(원장은) 이런 행위가 비양심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 B사 홈페이지에는 강남 지역 성형외과만 70여곳이 광고 성과를 본 곳으로 올라와 있었다.

홍보대행업체들은 성형 커뮤니티뿐 아니라 블로그와 유튜브 등에도 허위 리뷰로 입소문을 꾀한다. B사가 광고 성과로 홍보한 압구정동 한 의원의 경우 인터넷 포털 검색 시 개인 블로그로 위장한 광고성 후기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게시글에는 병원에 유명 축구선수가 방문했다는 인증사진과 미국 특허증 사진도 광고처럼 같이 담겨있다.

홍보업체들은 실제 리뷰와 허위 리뷰를 교묘하게 섞는 방식을 이용한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일했던 성형외과 관련 리뷰 10개 중 8개는 허위 리뷰인 것으로 추정했다. 홍보대행사 측에서 ‘이번 달은 200건 하시죠’라는 식으로 방문 환자 수에 맞춰 허위 리뷰 개수를 제안한다는 것이다.

허위 성형 리뷰 광고는 이미 여러 차례 단속된 전력이 있다. 2021년 ‘수술 후기’를 가장한 불법 광고를 올린 성형외과 의사 5명이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성행하는 이유는 허위 광고 모니터링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허위 광고를 단속하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의료법에 따라 보건복지부에서 제재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측은 성형외과의 허위 광고 모니터링 공백을 인정하면서도, 의료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불법 광고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체계는 아직 없지만, 불법 광고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영업정지 등 시정명령을 할 근거가 있다”며 “의료광고 플랫폼에 게재되는 광고를 의료 광고 자율 심의위원회의 사전 심의 대상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동권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는 “허위 광고 행태가 ‘바이럴 광고’를 하는 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관행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도 “수술하지 않은 사람을 수술한 것처럼 홍보했다면 의료법 위반 사항이라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게 맞다. 일부 성형외과의 불법 의료 행위가 드러난다면 윤리위원회를 통한 징계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