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준’ 무라카미…집념의 일본, 결승행 막차 잡았다

국민일보

‘끝내준’ 무라카미…집념의 일본, 결승행 막차 잡았다

입력 2023-03-21 17:03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1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서 멕시코에 6대 5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직후 자축하고 있다. AP 뉴시스

9회 말 무사 주자 1, 2루 역전 기회에서 멕시코 마무리 투수 지오바니 가예고스의 시속 151㎞ 속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타석에 선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벼락같은 스윙에 걸린 타구는 중견수 키를 훌쩍 넘겨 가운데 담장을 그대로 때렸다. 일본 대표팀 선수단은 앞다퉈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이 21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에서 멕시코에 6대 5 극적인 9회 말 역전승을 거뒀다. 조별 라운드부터 이날까지 전승 행진을 이어간 일본은 2009년 2회 대회 이후 14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역전극의 재료는 안타와 볼넷 하나씩으로 충분했다. 5대 4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말 선두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바깥쪽 공을 잡아당겨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장타를 의식해 수비 위치를 깊게 잡고 있던 중견수가 도중에 타구를 잘라 냈지만, 2루로 향하는 오타니를 막을 순 없었다. 단타 하나면 동점이 되는 상황에서 직전 타석 동점 쓰리런을 때렸던 요시다 마사타카가 타석에 들어섰다. 흔들린 멕시코 배터리는 볼넷을 내줬다.

후속 타자 무네타카는 이번 WBC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4번 타자 중책을 맡은 조별 라운드 4경기에서 14타수 2안타에 그치며 일본 타선의 ‘구멍’으로 전락했다. 이탈리아와 8강전에서 처음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부활하나 싶었지만 이날 멕시코 마운드를 상대로 앞선 4타석에서 삼진 3개를 포함해 모두 범타로 물러난 차였다.

삼진 또는 최악의 경우 병살타로 절호의 기회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감독은 강공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무라카미의 큼지막한 타구에 1루 주자까지 여유 있게 홈으로 입성하며 단박에 역전 끝내기 점수가 나왔다.

9회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일본 야구의 저력은 드러났다. 멕시코 선발 패트릭 산도발에 무득점으로 묶인 동안 행운의 안타에 이은 3점 홈런으로 승기를 먼저 내줬지만, 7회말 2사에서 요시다의 동점포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진 8회 두 점을 더 잃었으나 그 직후 곧바로 한 점을 따라붙으면서 불씨를 살렸다.

일본은 하루 먼저 결승행을 확정 지었던 미국과 22일 만나 우승컵의 주인을 가린다. 왼손으로 150㎞대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이마나가 쇼타가 ‘KBO 출신’ 메릴 켈리와 선발 맞대결을 편다. 양 팀 모두 양보하기 어려운 명분이 걸려 있다. 일본의 목표는 14년 만의 우승이고, 미국은 일본 이후 첫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